15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영국의 배우 사이먼 모리스(42)가 25일(현지시각)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은 이날 법정에서 모리스가 "'수면 섹스 장애'를 앓고 있어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모리스가 주장한 '수면 섹스 장애'는 잠든 상태에서 혼자 혹은 파트너와 함께 성적 행동을 하는 수면 장애이다. 몽유병이나 잠꼬대 같은 사건수면(수면 중 또는 수면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이상행동)으로 분류된다.
검찰에 따르면 모리스는 범행 전 A양에게 윙크를 하는 등 관심을 보였으며, A양이 칵테일에 취해 잠이 들자 성폭행했다.
A양의 아버지는 "딸이 칵테일에 취해 일단 재웠는데, 깨워서 집에 가려 했지만 딸이 너무 깊이 잠들어 그냥 재웠다. 그런데 모리스가 내 딸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잠에서 깼는데 모리스가 내 앞에 서서 내 몸을 더듬고 있었다"며, "그러더니 공포에 질려있는 나를 성폭행하고 자리를 떴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모리스는 "성행위를 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난 몽유병이 있으며, 자면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파트너들과 성행위를 하는 수면 섹스 장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가 성폭행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리스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를 평생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술술 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연기력을 이용해 좋은 남자인 척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모리스는 2001년 영국의 인기 드라마인 홀리옥스에서 단역을 맡은 바 있으며 2000년 영화 샤이너에도 출연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에서 1996~2011년까지 18건의 성폭행 사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수면 섹스 장애를 변호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재판부는 이 중 12건에 대해서 수면 섹스 장애를 인정해 피고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으며, 1건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 판결을 내렸다. 수면 섹스 장애를 주장한 성폭행 사건 피고인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5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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