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입 기회” 현혹돼 덥석 들면 손해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마스터PB
보험 관련 상담이 유독 많았던 이유는 최근 보험 광고가 봇물 터지듯 밀려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게 되는 일간지들에는 각 금융권 보험상품 광고 전단이 하루에도 대여섯 장씩 들어올 정도로 절판 마케팅이 극에 달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고객이 오셔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여주셨는데 은행, 증권사 광고 문자가 빼곡히 차 있었습니다. ‘비과세 폐지, 즉시연금 마지막 가입 기회!’라는 문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이나 할 것 없이 똑같은 내용의 광고를 문자로 보냈더군요.
저는 “지금 보유한 금융자산이 얼마나 되고 어떤 형태로 운용되는지 파악한 뒤 해당 상품 가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가입했느냐”고 또 물었습니다. 고객은 “그냥 폐지된다고 하니까, 그리고 은행에서 꼭 하라고 하니까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금융권의 ‘즉시연금 비과세 폐지’를 강조한 절판 마케팅에 따라 상품 가입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고객은 서둘러 즉시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왜냐하면 가입 금액이 1억 원이었으니까요. 즉시연금 비과세 혜택 폐지는 가입 금액이 2억 원 이상 되는 사람에게만 해당합니다. 최근 즉시연금을 가입한 사람들 가운데 80%는 2억 원 이하 가입자라는 얘기가 있는데, 제 고객이 딱 그런 경우였습니다.
저는 즉시연금에 대해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부부가 각각 2억 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가입하기 전에 자산 명세와 즉시연금 필요 시기나 자금의 용도를 따지고 가입하라”고 권유합니다.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은 예전처럼 고금리 시기에는 꼭 필요한 상품이 아니었지만 현재처럼 저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된다고 하면 하나쯤 가입해야 하는 상품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일부 고객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보험에 급하게 가입한 뒤 나중에 알게 되는 부분, 즉 초기 사업비 과다 징수 등을 보면서 계약을 철회하기도 합니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신이 가입한 보험상품이 어떤 형태로 운용되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앞으로 손해 보지 않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고객이 임대 소득 등 일정 소득이 있어 월 정기 이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즉시연금보다 저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자산 운용 목적에 맞을 수 있습니다.
지금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하는 고객들께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 몇 가지를 알려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은 일반적으로 사망이나 입원, 수술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극히 적은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즉시연금이나 저축보험 모두 사망보장 비용과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운용되므로 각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서 수수료가 낮은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보험상품 가입 시 공시이율과 최저보증이율 등을 확인하고 시중금리에 연동한 수익률 변동을 감안해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추가 납입제도와 중도인출 규정도 다양하므로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중도에 바로 해지하지 말고 해당 규정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임민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마스터P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