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일이 많아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긴 채 수내동 자신의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예비 신랑에게도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을 남겼다.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꿈을 안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지난해 4월 임용된 새내기 강 씨가 얼마나 일이 많았으면 1년도 안돼 목숨까지 끊어야 했을까.
강 씨의 가족은 경찰에서 “딸이 과중한 업무 때문에 줄곧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한 직장 동료는 “쾌활한 성격은 아니었어도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일이 많아 보이기는 했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힘들어하는 줄은 몰랐다”며 울먹였다.
지난달 31일에도 경기 용인시 신갈동 한 병원에서 용인시청 사회복지직 공무원 이모 씨(29)가 투신해 숨졌다. 이 씨는 평소 가족과 동료들에게 “일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에는 성남시 중원구청에서 기초수급에 불만을 품은 30대 민원인이 흉기를 휘둘러 사회복지 7급 공무원 김모 씨(45)가 손과 얼굴을 다치기도 했다. 생계급여비가 20여만 원이 깎였다며 화풀이를 한 것.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 연설에서 ‘국민 맞춤형 복지’를 최우선과제로 강조했지만 막상 맞춤형 복지의 손발이 돼야 할 현장 공무원들은 인력 부족과 과로로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었다.
성남=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