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주중에만 해킹 작업… 개인 아닌 특정기관 소행 방증”
중국 인민해방군의 해커 부대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와 기업을 무차별 해킹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포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발 해킹이 주중에만 주로 이뤄지고 주말에는 활동 중지 상태라는 점에서 개인이 아닌 특정 기관의 조직적 공격이라는 것이다.
AP통신은 26일 중국의 해킹이 전문적인 사이버 스파이의 소행이라는 게 확실하다는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의 주장을 소개했다. 미국의 국방 관련 싱크탱크인 랜드코퍼레이션의 마틴 리비키 연구원은 “해커들이 주말에 쉰다는 것은 그들이 돈을 받고 일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동안의 해킹이 개인 소행이라는 (중국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리비키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중국발 해킹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강도 높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해커 그룹은 중국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부터 해킹을 시작해 오후에 ‘업무’를 마쳤다. 가끔 한밤중까지 해킹이 지속됐지만 빈도수는 낮았다.
AP통신은 61398부대가 서방 정부는 물론이고 141개 외국 기업을 해킹했으며 여기에는 해당 회사의 가격 책정 방식, 계약서, 생산 현황, 제품 품질 테스트 결과, 기업 인수합병(M&A) 정보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중국발 해킹 논란이 점화되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등 미국과 유럽의 회사들이 잇달아 자사에 대한 중국 해커들의 공격 사실을 공개했다.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 등 미 의회 지도부는 중국발 해킹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강력한 대응을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중국도 해커 공격의 피해자”라며 근거 없는 비방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서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