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8000시간 무사고 비행 “지구 50바퀴 돈 셈이죠”
공군·해군 헬기 교관 등 군 헬기 조종사 가운데 극소수가 8000시간의 기록을 달성한 사례는 있지만 해경, 산림청, 소방청 등 국가급 헬기 조종사 400여 명 가운데 8000시간 무사고 기록은 최 기장이 유일하다. 이 기록은 순항속도 시속 230km인 BK117이나 Bell430 기종이 340일간 쉬지 않고 지구를 50바퀴 돈 시간으로, 당분간 기록이 깨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77년 육군항공학교에 입교해 3년 뒤 헬기와 인연을 맺은 최 기장은 소령으로 예편한 1999년까지 군에서만 5800시간 무사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고향인 전남에서 소방항공대 창설 멤버로 참여해 14년간 2200시간을 보탰다. 강산이 세 번 바뀌고도 남을 33년간 조종간을 잡은 최 기장은 전남의 산과 섬을 오가며 응급환자 구조, 산불 진화, 도정 업무 수행 등을 해온 베테랑 조종사다.
정년을 2년 앞둔 그는 개인적 바람도 피력했다. 그는 “전남이 헬기 보유대수 대비 긴급 출동실적이 전국에서 가장 많지만 현재 인원과 장비는 다른 시도에 비해 열악하다”며 “해상 비행을 주로 하는 지형적 특성을 감안한다면 각종 악조건에서도 운항이 가능한 15인승 이상의 중형헬기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