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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해법’ 육군출신 “해명기회 줘야” 해공군은 “물러나야”

입력 | 2013-03-01 03:00:00

■ 전직 軍수뇌부 20명에 물어보니…




동아일보가 28일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장관 기용 타당성에 대해 전직 군 수뇌부 출신 예비역 장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전화여론조사에서는 출신 군과 직위에 따라 견해가 엇갈렸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잇단 의혹으로 제기된 자질과 도덕성 문제, 장관 기용에 대해 군심(軍心)이 양분된 것이다. 육군 출신으로 국방장관을 지낸 예비역 장성들(4명)은 대체로 김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김동신 전 장관은 “육사 한 기수에서 2, 3명이 배출되는 ‘4성 장군’을 지냈다는 사실만으로 자질과 역량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방장관 A 씨는 “김 후보자가 과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시절 미군 수뇌부도 감탄할 만한 전략적 식견으로 대북 작전계획의 맹점을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 국방장관 B 씨는 “국방장관의 하마평에 오른 사람들 중 김 후보자가 능력과 실력이 가장 출중하다”고 말했다.

무기중개업체 근무 이력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해 역대 국방장관들은 국회 인사 청문회를 통해 시비(是非)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기 전에 정치권에서 지명 철회나 자진사퇴를 요구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전 국방장관 B 씨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은 청문회에서 충분히 해명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리 결정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마녀사냥’이나 ‘흠집내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 국방장관 A 씨는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불이익이 우려되는 군내 사람들이 정략적으로 음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예비역 장성들은 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응답자 8명 중 5명이 국방 수장의 자질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후보 용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한호 전 공군총장은 “무엇보다 무기중개상에서 일한 것은 ‘4성 장군’ 출신으로 해선 안 될 일”이라며 “그런 일을 한 사람이 공직을 갖겠다는 미련을 가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송영무 전 해군총장은 “대장 출신이면 스스로 판단하는 게 가장 옳다고 본다. 개인이나 국민을 위해 멋있게 (장관직을) 던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해군총장도 “갖은 구설수와 잡음 때문에 청문회에서 큰 수모를 당하기 전에 개인과 군을 위해 김 후보자가 이쯤에서 그만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정길 전 해군총장은 “여러 개인적 사정이 있겠지만 언론 등에서 여러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후보자의 용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장관에 기용될 경우 군 지휘체계와 사기 측면에서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전 총장은 “군 지휘관은 솔선수범이 가장 중요하고, 국방장관은 더욱 그렇다”며 “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명령을 받은 부하들이 코웃음 칠 것”이라고도 했다. 김은기 전 공군총장은 “현 상황에서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군 전반에 절대 긍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 출신 군 수뇌부 중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은 “김 후보자가 이 상태로 ‘군의 총수’로서 영(令)이 설지 걱정된다”며 “군 사기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스럽고, 대북업무에서 (북한의) 심리전에 역이용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일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대장 전역 뒤 김 후보자의 행보가 좀 이해하기 어렵고 (장관으로서) 리더십 발휘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의혹이 사실이고 국민들 앞에 불미스러운 내용이라면 거기에 맞게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김기용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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