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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가 달라졌어요”… 닥치고 모바일 강화하는 메이어의 의도?

입력 | 2013-03-01 23:06:24

뉴스를 전면에 배치한 야후 메인화면 (us.yahoo.com 으로 접속해야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야후. 국내 사용자들이 이용하던 이메일이나 첨부파일 등의 백업 유예기간도 넉넉하게 주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글로벌 인터넷 검색시장에서도 구글에 왕좌 자리를 내주고 그렇게 서서히 역사속에서 사라질 것만 같았던 야후. (스탯카운터 자료에 따르면 야후는 지난 한 해 전 세계 검색시장 점유율이 3%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구글 검색서비스부문을 총괄하면서 부사장을 맡고 있던 마리사 메이어(39)를 야후 CEO로 영입하면서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마리사 메이어는 구글의 초기화면과 그 명성의 디자인을 구축한 인물로 익히 유명하다. 또한 폰트의 명도, 채도까지 신경써서 챙길 정도로 꼼꼼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IT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구글의 잡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국 철수 후 달라진 야후, 왜?
그러나 마리사 메이어가 야후 CEO로 임명될 당시 임신중이어서 “야후의 모험은 대체 언제쯤 끝나는 것이냐”고 투자자들로부터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2008년 이후 야후의 CEO 자리가 5번이나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야후에 마리사 메이어가 CEO로 취임한 이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야후 초기화면이 포털 사이트로서의 콘텐츠 배열을 깡그리 없애고 뉴스를 전면에 배치했다.

어찌보면 ‘한국식 포털’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이는 메이어 CEO의 취임 일성대로 모바일을 강화한 변화다.

메이어 CEO는 “야후에 접속한 네티즌들이 원하는 카테고리의 뉴스를 원없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면서 “시스템을 개선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최적화돼 있어 앞으로의 야후는 이동 중에 빛을 발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취임하자마자 모바일 강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던 메이어는 모바일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스탬피드’를 인수했다.

구글 출신들이 만든 스탬피드는 맛집, 영화, 음악, 책 등 좋아하는 것들을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모바일 앱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 마리사 메이어 CEO, 모바일 비전 제시 통하는 듯
스탬피드는 창업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메이어는 야후 CEO로 취임한지 석달만에 스탬피드를 인수했고, 이를 통해 자신이 야후에 와서 강화하고자 했던 모바일의 뛰어난 인력을 확보한 셈이 됐다.

스타트업 스탬피드를 인수한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CEO(사진 맨 오른쪽)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그리고 최근 마리사 메이어는 야후에 남아있던 재택근무 조건을 전면 폐지했다. 재택근무 조건이 가능하고 수월해진 모바일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재택근무 폐지’를 두고 주요 외신들까지 메이어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야후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리더의 중요성’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지켜보자는 여론 또한 만만치않다.

해외 네티즌들의 의견도 격렬하게 반반으로 나뉘지만 메이어가 원하는 야후의 변화에 대해 지지하는 호응도가 다소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 메이어는 페이스북과의 검색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검색이다. 페이스북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여러 외신은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있다.

야후로서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고 페이스북으로서는 검색을 도입해야 하는 만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구글을 견제해야 하는 두 회사의 입장 또한 분명하다”고 명쾌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아울러 메이어가 야후 CEO로 취임한지 불과 7개월이 지났지만 때마침 야후는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내고 있다.

마리사 메이어는 야후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들과 야후를 이용하는 네티즌들에게 긍정적인 지지를 서서히 이끌어 내고 있다.

그렇다보니 ‘집안에 사람을 잘 들여야 한다’는 격언에 야후는 요즘 휘파람을 불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2013년을 모바일 시장이 PC 시장의 매출을 넘어서는 해로 보고 있기 때문에 외적인 환경까지 모바일에 사활을 건 메이어의 전략이 ‘복’으로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과연 인터넷 검색 시장은 물론 구글플러스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모바일 시장에서도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 구글을 꺾고, 야후가 모바일에서 한 때 ‘인터넷 1위 명성’을 되찾아올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해졌다.

그것도 ‘구글’ 수식어를 달고 야후 CEO 자리를 꿰찬 마리사 메이어를 통해서라니 말이다.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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