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 역의 이보영-이삼재 역의 천호진(오른쪽). 사진제공|KBS
■ 용서와 화해로 감동의 피날레
40회 시청률 45.6%…전작 ‘넝굴당’ 뛰어넘어
인물간의 갈등 균형있게 그려내 다연련층 흡수
소현경 작가 탄탄한 스토리텔링도 인기 한 몫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가 3일 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천륜’을 저버린 딸과 그것마저 자신의 업보라 여겼던 아버지는 결국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두 손을 꼭 잡았다. 평생 ‘자식’일 것만 같았던 딸은 ‘엄마’가 됐고,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부모’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간다. 그렇게 이들은 다시 ‘가족’이 됐다.
‘내딸 서영이’는 조건 없는 사랑과 이해, 희생을 필요로 하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때로는 세상의 무게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절절하게 그렸기에 더욱 공감도를 높였다. 덕분에 시청률은 50%를 위협하며 고공 행진했다.
작년 9월15일 첫 방송된 ‘내딸 서영이’는 전작인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비교되며 방송 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천륜’을 저버리는 딸의 행동은 반감을 사기까지 했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가진 각자의 ‘사연’들이 각기 다른 연령층의 공감을 얻기 시작하면서 시청률 역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월27일 방송된 40회에서는 45.6%(닐슨코리아)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최고시청률인 45.3%를 경신했다. 연출자 유현기 PD는 “‘내딸 서영이’는 ‘관계’에 대한 드라마다. 보는 시청자도 자신의 ‘관계’를 드라마에 대입해 감정을 이입하고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 투박하지만 따뜻한 그 이름, 아버지와 부성애
그동안 가족극은 가족 그 자체의 의미 혹은 모성애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내딸 서영이’는 가족을 부정(否定)하는 주인공과 함께 서툴고 투박하지만 따뜻한 부성애를 그려냈다.
‘내딸 서영이’가 가족 구성원이 처한 각자의 갈등을 그리면서 그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고 입장을 균형 있게 그려낸 점 역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 ‘찬란한 유산’ 이어 ‘내딸 서영이’까지, 소현경 작가의 힘
‘내딸 서영이’가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은 데에는 스토리의 힘이 주효했다. 드라마를 집필한 소현경 작가는 2009년 방송 당시 시청률 40%를 돌파한 ‘찬란한 유산’에 이어 또 하나의 인기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소 작가는 두 작품 외에도 SBS ‘검사 프린세스’와 ‘49일’을 통해 탄탄한 스토리의 힘을 과시한 바 있다.
‘내딸 서영이’에서도 주인공 서영(이보영)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은 선우(장희진)와 소미(조은숙)까지 타당성을 부연하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