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창고터∼망양로 1.5km 피란민 등 근대사 현장 복원‘이바구 공작소’ 6일 문열어… 역사인물 재조명도 본격화
산복도로 인근 중고교생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인 산복도로마을탐사대는 최근 ‘역사의 디오라마(해안경관 조망공간)’에서 사랑의 자물쇠 달기 행사를 열었다. 오른쪽은 6일 부산 동구 초량동 망양로에 문을 여는 이바구공작소 전경.부산시·동구청 제공
부산시와 동구청은 동구 초량동 망양로 변에서 ‘세월과 사람이 남긴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골목길 여행’을 주제로 ‘이바구길’ 개통식 및 ‘이바구 공작소’ 개소식을 6일 연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 이바구 공작소 사업은 원도심 산복도로를 역사와 문화마을로 재생하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다.
길이 1.5km의 이바구길은 부산역 건너편에 위치한 부산 최초 물류창고인 남선창고 터에서 출발해 옛 백제병원 건물∼초량초등학교 담장에 설치된 이바구 갤러리∼우물터∼168계단∼김부민전망대∼당산∼망양로까지다. 이바구길의 끝에 위치한 연면적 265m²(약 80평), 지상 2층 규모의 이바구 공작소는 이바구길의 역사관 격이다.
시와 동구청은 14일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작사한 고 김민부 시인의 출생일에 맞춰 ‘김민부 전망대’(200m²·약 60평)를, 다음 달 1일에는 장기려 박사 기념관인 ‘더 나눔’(662m²·약200평), 같은 달 5일에는 산복도로 게스트하우스인 ‘까꼬막’(산비탈이란 뜻의 경상도 사투리·63m²) 등 3곳의 이바구 명소를 공개한다.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산복도로 역사 인물 재조명 작업도 시작됐다. 시는 지난달부터 부산의 대표적 근대 여성 소설가인 김말봉 선생과 관련된 조사에 들어갔다.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김 선생의 원고 배달 루트 및 소설 창작과 관련된 장소, 6·25전쟁 당시 김 선생과 피란지 부산에 정착했던 문인들의 문학적 친교 관계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와 마을 홍보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산복도로 주변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인 산복도로 마을탐사대는 지난달 이바구 공작소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역사의 디오라마’(해안경관 조망 공간)에서 사랑의 자물쇠 달기 행사를 열었다. 디오라마 옹벽에 철제 그물망을 설치한 뒤 자신의 소망을 담은 자물쇠를 달 수 있도록 했다. 부산항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하며 연인들이 사랑을 약속하는 명소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다.
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3차 연도를 기념해 최근 에세이집 ‘산복도로를 말하다’(173쪽)를 발간했다. 산복도로 지리지, 산복도로가 빚어 내는 색과 빛, 산복도로를 가꾸고, 살리는 사람들 등 10여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김영환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은 “역사와 문화, 사람과 삶의 모습이 묻어 있는 산복도로 재생 사업을 통해 관광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