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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통령 효과… 화장품시장 쑥쑥 클것”

입력 | 2013-03-04 03:00:00

■ 유세프 나비 랑콤 인터내셔널 사장 첫 방한 인터뷰




유세프 나비 랑콤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2009년 출시 이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제니피크 유스 액티베이터’를 업그레이드해 5월 선보일 예정”이라며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자기술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랑콤 제공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이 여성들의 성공 열망을 자극할 것입니다. 외모도 중요한 경쟁력인 만큼 (한국 여성들이) 외모를 가꾸는 데 관심을 쏟으면 관련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봅니다.”

글로벌 럭셔리 화장품업계 1위인 랑콤 인터내셔널의 유세프 나비 사장(44)이 2009년 사장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만난 그는 “뉴스가 박근혜 대통령 관련 소식으로 꽉 채워진 것을 흥미롭게 봤다”며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롤모델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여성들의 삶의 목표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비 사장은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뷰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화장품 천국’이라고 말했다. 섬세한 소비자 취향 덕분에 신기술과 유행이 가장 빨리 전파되기 때문이다. 랑콤은 세계 13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은 면세 부문을 합쳐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그는 “BB크림에 피부 보호와 주름 개선 성분을 담은 ‘CC(컬러 코렉터)크림’, 눈가를 마사지하면서 제품을 고루 바를 수 있게 한 ‘제니피크 아이 라이트 펄’ 등은 모두 한국 소비자들의 사전 평가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출시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나비 사장은 “K-pop(한국대중가요) 마니아인 조카손녀 덕분에 나도 소녀시대 빅뱅 2NE1 등 한국 아이돌그룹에 친숙하다”며 “파급력이 큰 한국의 대중문화와 정보통신 기술 역시 랑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적어도 20년간 한국을 주목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랑콤을 포함한 국내 수입화장품업계는 유례없는 불황을 겪었다. 세계적인 불경기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효능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 외에 국산 중저가 브랜드들의 품질 향상도 원인이었다. 나비 사장은 “불황이 심각한 유럽에서는 지난해 중저가보다 럭셔리 화장품이 잘 팔렸다”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해 본 뒤엔 결국 가장 품질이 뛰어난 제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매출 20억 유로(약 2조9000억 원)를 달성한 랑콤은 지난해에도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는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데 대해 “전체적인 화장품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도 “성분이 다른데도 비교 마케팅을 하거나 카피 제품을 내놓을 때는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랑콤은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본점에 적용한 새 매장 콘셉트 ‘메종 랑콤’을 올해 다른 주요 매장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나비 사장은 “한국 백화점 시장에서 ‘톱10’에 드는 현재 성적을 ‘톱3’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최고의 상경계 고등경영대학원 에세크(ESSEC)를 졸업한 후 메이블린, 로레알파리를 거쳐 랑콤까지 줄곧 로레알그룹에서 일해 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