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집무실 모든 가구 그대로 사용… 선물 받은 진도개 이름은 새롬이-희망이
헌정 사상 첫 여성 주인을 맞은 청와대 관저는 기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도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생활을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와 청와대 건물은 똑같다”며 “본관과 집무실 화장실의 남자 소변기를 떼어낸 뒤 타일로 마감하고 관저를 도배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집무실의 모든 가구가 20년 이상 된 것들이지만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 부인 집무실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집무실은 사방이 두꺼운 방탄유리로 돼 있고 안쪽에 격자 문양 창호지를 붙여 집무실 안에서는 외부를 볼 수 없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방은 넓지만 바깥을 볼 수 없어 외로운 자리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외국어 실력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1월 당선인 시절 주한 영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대사가 “한국에서 공부한 적은 있지만 한국어를 잘하지는 못한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It's the thought that counts”(해보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하며 “영어는 세련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ditto”(동감이다)라고 대답하고, 취임 후 캐나다 총독과의 접견에서는 “마치 오랜 친구인 것처럼 친근감을 느낀다”는 말에 영어로 “The feeling is mutual”(저도 그렇다)이라고 답변한 것도 고급 영어 표현이라는 것이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프랑스, 페루 인사와의 접견에서는 각각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인사를 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5개 언어를 구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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