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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 5대 오해와 진실

입력 | 2013-03-05 03:00:00

자기주도학습전형 비교과활동 노하우




동아일보DB

2015학년도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자기주도학습전형’에 지원할 지금의 중2부터는 진로, 봉사, 독서 활동 등 비교과활동 내용을 담은 ‘자기개발계획서’와 이를 토대로 한 면접 성적이 합격을 좌우할 핵심 평가요소로 떠올랐다.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에 따라 내신 변별력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교 입학담당관은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할까.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대해 갖고 있는 ‘5대 오해’와 입학사정관들이 밝히는 ‘진실’을 살펴보고 비교과활동 준비 방법을 알아보자.

[오해1] ‘자기주도학습 영역’엔 학습 관련 내용을 써야 한다?


특목고와 자사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제출서류인 ‘자기개발계획서’에는 ‘자기주도학습 영역’을 기술한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이 항목에 문자 그대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한 내용’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수학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학습플래너를 작성하며 노력한 끝에 성적이 향상됐다’는 내용을 쓰는 식이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 영역이라고 학습 관련 내용만 써야 하는 건 아니다.

이영수 하나고 입학담당교사는 “대부분의 지원자가 학습과 관련된 비슷한 내용을 쓰다 보니 차별화되기 어렵다”면서 “동아리활동, 체험활동, 연구결과물 등 어떤 내용이든지 자신의 관심 분야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며 기술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오해2] 비교과활동은 진로에 맞춰 통일해야 유리?

자기주도학습전형에 지원하는 많은 학생이 정형화된 진로 계획을 쓰는 경우가 많다. 진로 목표를 정한 뒤 체험활동과 봉사활동, 독서 주제까지도 진로와 통일되도록 ‘기획’하는 학생이 많아 생기는 일이다.

‘의사’가 꿈인 학생은 ‘친구, 가족 중 누군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열심히 치료하는 의사의 모습을 보거나, 슈바이처 박사 등의 책을 읽으며 꿈이 생겼고, 의대에 진학해 공부한 뒤 국경없는 의사회에 들어가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쓰는 유형이 대표적이다.

박지훈 용인외고 입학담당관은 “중학생은 꿈이 계속 변하는 시기라고 가정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하나의 진로 목표로 통일된 이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면서 “10명 중 7, 8명이 비슷하게 쓰는 정형화된 진로 계획으로는 좋은 평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해3] 독서, 어려운 책을 읽을수록 가산점?

독서 항목도 주제를 반드시 진로 활동과 연결할 필요는 없다. ‘의사’가 꿈인 학생들은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장기려 박사 자서전, 외교관이 꿈인 학생들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책을 한 권씩 포함시키곤 한다. 외고의 영어과에 지원하는 학생은 영어 원서, 중국어과에 지원하는 학생은 중국어 소설을 1권 이상 포함시키는 것도 마찬가지.

윤일억 한영외고 입학담당관은 “독서활동은 학생의 관심 분야와 사고력 등을 보기 위한 항목으로 반드시 진로와 연결되지 않아도 된다”면서 “중학생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어려운 책을 읽었다고 썼지만, 정작 면접에서는 그에 걸맞은 생각의 깊이를 답변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오히려 감점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해4] 외고, 국제고에 지원할 땐 ‘글로벌’ 활동이 유리?

외고나 국제고 등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이 국내를 벗어난 활동경험을 쌓으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을 해도 해외에서 남들이 하지 않는 이색적인 봉사활동을 한다거나, 해외 친구들과 함께 다국적 활동을 했다든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과활동은 ‘소재’의 희소성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진 않는다.

이기옥 대원외고 입학사정관은 “지난해부터 추가된 인성항목을 기술할 때도 새로운 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면서 “평소 생활 속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를 통해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경시대회 수상 경력과 공인어학점수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실 학교에서는 공공연히 평가에 반영한다’는 소문이 돈다.

[오해5] 수상 경력 및 공인어학점수, 공공연히 평가에 반영?

일부 사교육 업체는 수상 경력과 공인어학점수를 자신의 활동내용 과정에 잘 녹여서 쓰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윤일억 한영외고 입학담당관은 “교육청 위촉사정관이 평가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학교가 이런 활동을 자의적으로 평가에 반영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공인어학성적이나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을 자기개발계획서에 기술만 해도 감정을 당하니 고입을 위해 이런 이력을 쌓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