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학생들과의 첫 만남 때 입을 새 옷을 구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선택한 것은 산뜻한 푸른색 계열의 와이셔츠와 핑크색 계열의 넥타이. 넥타이는 젊은층이 주로 착용하는 폭이 좁은 스타일의 것을 구입하는 ‘깨알 센스’도 발휘했다.
교사도 일종의 ‘서비스맨’이기 때문에 ‘외모 관리는 필수’라고 말하는 최 씨는 자신의 외모 중 피부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 그는 피부의 탄력을 키우고 주근깨 같은 잡티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레이저시술 ‘아이투피엘’도 받았다고 했다. 최근 2년간 이 시술을 꾸준히 받았다는 최 씨는 “한 달에 4번 시술 받는 것을 기준으로 30만∼40만 원의 비용을 쓴다”면서 “좋은 인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색을 밝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에 출근할 때는 비비크림과 자외선 차단기능 선크림도 꼭 바르고 갈 것”이라고 했다.
‘스키니 진’은 기본… 학년 따라 옷 스타일도 달라져
교사의 첫인상을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옷차림 스타일. 학생들로부터 ‘센스’ 있는 교사로 인식되려면 스키니 진(다리에 밀착될 정도로 폭이 좁은 형태의 청바지)을 한두 벌 준비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교사가 옷을 고를 때는 자신이 새 학기에 맡을 학급이 몇 학년인지에 따라서 색상과 디자인이 달라지기도 한다.
경기지역의 한 초등교사 여모 씨(32·여)는 “주로 저학년 학생들은 파스텔톤의 샤방샤방한 느낌의 옷을 입을 때, 고학년 학생들은 무채색 계통의 세련되고 시크한 스타일로 옷을 입을 때 좋은 반응을 보인다”면서 “만약 헤어스타일을 여신머리(머리 아랫부분만 파마를 한 스타일)나 뱅스타일(앞머리가 일자인 스타일)로 하면 학생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방학 이용해 성형수술… 콧대 높이는 ‘필러수술’도
외모 ‘업그레이드’에 나선 교사 중에는 방학을 이용해 성형수술을 하는 이들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실. 크고 뚜렷한 눈을 갖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하는 교사도 있지만 대부분 성형 여부를 남이 정확히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범위에서 하는 것이 대세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필러 수술을 받은 경력 2년차 초등교사 임모 씨(여)는 “개학을 해 학교에 나갔더니 학생들이 자신을 보자마자 ‘코 수술을 한 것 아니냐’고 단박에 물었다”면서 “‘(성형)수술하면 집 밖에 못 나온다’라며 얼버무렸지만 순간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예비교사 카페, 성형 병원·비용 묻는 글 올라오기도
교사에게도 예쁘고 세련된 외모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교직 진출을 앞둔 예비교사들도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이를 반영하듯 한 교원임용고시 수험생 인터넷카페에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예쁜 얼굴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성형(수술)을 한 분 계신가요?’라며 성형 유경험자를 찾거나 ‘긴 얼굴, 돌출형 입 때문에 양악수술을 결심했다’며 수술을 할 병원과 수술에 드는 비용, 수술 효과, 수술 후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국내 한 교육대학 총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A 씨는 “성형외과와 치과를 함께 운영하는 한 의원과 총학생회가 연계해 학생들이 해당 병원을 방문해 학생증을 제시하면 치아미백 등의 진료에 대해 할인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얼마 전까지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