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추락… 최성국, 반성과 봉사의 나날
경기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바른세상병원에서 서동원 원장과 포즈를 취한 최성국(오른쪽). 병원 원무과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최성국은 틈틈이 병원 축구팀을 지도하고 있다.
현역시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최성국. 빠른 발과 현란한 기술을 자랑했던 그는 ‘리틀 마라도나’로 불렸다. 동아일보DB
“한순간의 실수가 내 삶을 이렇게 바꿔 놓을 줄은 몰랐다. 선배의 부탁과 조직폭력배의 강압에 승부조작에 얽혔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말 후회하고 있다.”
최성국은 승부조작으로 유죄를 받았고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는 5년 보호관찰 처분(5년 뒤 복귀 여부 결정)을 받았다. 이제 1년 7개월이 지나 아직 3년 반 정도 있어야 선수생활 복귀가 결정된다. 최성국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고생을 많이 하고 있지만 배운 것도 많다. 잘나갈 땐 몰랐지만 정말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더라. 반성하고 봉사하고 열심히 훈련해 꼭 다시 팬들 앞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지난겨울 제주도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대학 선배가 감독인 싱가포르 축구클럽 홈 유나이티드와 부천 FC의 연습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평상시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침저녁 개인훈련을 하고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엔 모교인 고려대를 찾아 훈련한다. 경기 파주 세경고에서는 자원봉사로 지도를 하며 훈련도 하고 있다.
한편 최성국은 축구를 좋아하는 독지가를 만나 아르바이트로 약간의 생활비를 벌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원장이 지난해 5월부터 원무과에서 주 3, 4일 일하고 매주 화요일 병원 축구팀을 지도해주는 조건으로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최성국은 부상 선수들이 오면 병원을 안내해주고 상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 선수 때에 비해 턱도 없이 적은 돈벌이지만 더 귀중하게 생각하며 아껴 쓰고 있다.
최성국은 평생 축구만 해오던 터라 다른 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한때 축구를 포기하고 생계를 위한 돈벌이에 나설 생각도 했다.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에 “막노동이라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내가 “이대로 끝내면 더 억울할 것이다. 아직 젊고 잘 준비하면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으니 축구에만 매진하라”고 격려해 축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