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국민타자’가 아니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이승엽이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호주와의 2차전 2회초 2사 2루서 4-0으로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친 뒤 덕아웃에 사인을 보내고 있다. 타이중(대만)|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2루타 2방 등 3안타…감 잡은 국민타자
류중일호, 6-0 호주 잡고 첫 승
6점차 이상 대만 격파땐 일본행
한국야구대표팀이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방망이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제 목표는 대만전 대승이다.
역시 이승엽이었다. 네덜란드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승엽은 호주전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1회초 1사 1루서 호주 우완 선발 라이언 실에게 중월 2루타를 뽑아 1사 2·3루로 득점 찬스를 이어갔다. 이승엽의 2루타는 4번 이대호(오릭스)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서 김현수(두산)의 선제 결승 2타점 좌전적시타로 연결됐다. 이승엽은 3-0으로 앞선 2회초 2사 2루서 맞은 2번째 타석에선 우월 2루타로 2루주자 이용규(KIA)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네덜란드에 충격적 패배를 당했던 터라 호주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였다. 네덜란드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탓에 초반 분위기가 중요했고, 이승엽은 중압감에 짓눌려 있는 동료들의 기를 살리는 의미 있는 2루타 2방을 잇달아 터뜨렸다. 국제대회마다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낸 ‘국민타자’의 명성을 또 한번 과시했다. 이대호도 4-0으로 앞선 7회초 2사 3루서 쐐기 좌전적시타를 생산했고, 김태균(한화)도 8회 대타로 등장해 안타를 때렸다. 대만전 대승이 필요한 상황에서 거포 3총사 이승엽(5타수 3안타 1타점)-이대호(4타수 3안타 1타점)-김태균의 타격 컨디션 회복은 반갑기 그지없다.
선발투수 송승준(롯데)도 제몫을 다했다. 송승준은 주심 그렉 깁슨의 오락가락하는 볼 판정과 석연치 않은 보크 판정 속에서도 4이닝을 2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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