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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밖에서 돈 안벌고 집안 음식만 먹나”

입력 | 2013-03-05 03:00:00

■ 야권, 안철수 서울 노원병 출마 선언에 잇단 견제구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X파일 사건으로 서울 노원병의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가 4일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를 향해 “구태정치”라며 맹비난했다.

노 대표는 MBC와 CBS, BBS에 잇따라 출연해 “노원병은 그가 오지 않더라도 야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라며 “가난한 집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 벌 생각을 해야지 집안에 있는 식구들 음식을 나눠 먹느냐”라고 비판했다.

또 노 대표는 “안 전 교수는 야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다. 가장 어려운 곳에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미 부여가 너무 미미한 것 아닌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안 전 교수가 노원병 대신 부산 영도에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란 질문에는 “제가 안 전 교수라면 그런 길을 택하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런 길을 선택해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전날 안 전 교수와의 통화에 대해서도 “노원병 출마나 양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기자회견을 잡아놓고 1시간 반 전에 저한테 전화해서 간단한 통화를 한 뒤 마치 양해를 구한 것처럼 각본을 짜 맞추듯 하는 것은 새 정치가 아니지 않나. 구태정치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같은 당 천호선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사람이 야당에 협력하고 서로 배려해야 한다는 개념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민주통합당에서도 공개적인 비판이 터져 나왔다. 설훈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안 전 교수가 부산 영도에서 출마하면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실호기(勿失好機·결코 잃을 수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왜 이런 걸 고려하지 않았는지 대단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동섭 노원병 지역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교수는 구태정치를 답습하지 말고 대의명분에 맞는 출마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안 전 교수가 지난해 대선 때 후보직 사퇴를 통해 민주당에 양보한 만큼 노원병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과 민주당의 존재감을 위해서라도 공천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벌써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안 전 교수는 대선 때 단일화 대상이었다. 이번에 양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의원은 “안 전 교수가 당선돼 원내에 입성할 경우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 등으로 흡수 편입될 수 있다”며 “2003년 4월 경기 고양 덕양갑 국회의원 재선거 때도 개혁당 유시민 후보를 위해 새천년민주당이 무공천을 했지만 결국 원내에 진입한 유 씨는 새천년민주당을 깨버린 전례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의 도전이 선거의 전술적인 측면에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30%대로 저조하다. 2000년 이후 2011년까지 치른 21차례의 재·보선에서 투표율이 50%를 넘은 적은 2007년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재·보선(64.3%)뿐이었다. 안 전 교수가 이렇다 할 조직이 없는 데다, 재·보선은 평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안 전 교수의 지지층인 20∼40대 대학생, 직장인의 동참이 쉽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유권자가 고작 15만 명에 불과한 곳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선거전이 위력을 발휘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채널A 영상] “안철수, 노원 병 출마하기 전에 국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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