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철이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에 미세먼지나 중금속 말고도 인체에 유해한 세균도 함께 섞여 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5월∼2010년 3월 서울 시내 세균 농도와 종류를 분석한 결과 황사 때는 평상시보다 세균 수가 7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에는 m³당 330CFU(Colony Forming Unit·세균 등 군집 개체수의 단위) 수준이던 대기 중 세균 농도가 황사가 불어오면 2210CFU에 달했다.
특히 황사 때는 바실러스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실러스균은 토양세균의 일종으로 그중 일부는 식중독이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실러스균은 모래바람을 타고 지상 5km 높이까지 올라가서도 영하 25도 이하의 낮은 온도를 견딜 만큼 생명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진은 이 세균이 황사 발원지인 고비 사막에서 흙먼지에 달라붙은 뒤 수천 km를 날아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병원성 세균이 황사를 통해 유입될 경우 검역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세균의 유해성 정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세균 유입에 따른 건강과 생태에 대한 영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