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서울 예보만 놓고 성적을 매겨 봤다. 48시간 전에 하는 단기예보정확도는 94.3%, 7일 전에 하는 주간예보정확도는 88.7%라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눈이나 비가 온다고 며칠 전에 예보했느냐를 따지는 ‘선행일수’도 평균 4.7일 전으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예보선행일수가 늘어나면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방재효과는 높아진다. 궁금한 건 한국 예보능력의 국제 수준. 세계 6위권이라는 게 기상청의 주장이다. 1등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이고 영국 일본 미국 프랑스 순. 2005년만 해도 10위권이었는데 짧은 시간에 캐나다 독일 중국 호주를 제쳤다니 놀랍다.
▷2006년 5월 황사예보를 잘못해 기상청장까지 나와 공개사과를 하고, 2008년 7월에는 6주 연속 예보가 크게 빗나가 망신당했던 걸 기억하면 미심쩍긴 하다. 그러나 2010년 5월부터 쓰는 예보 강국 영국의 수치예보모델 덕분이라면 이해가 간다. 수치예보모델이란 기상관측자료를 집어넣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예측하는 분석틀이다. 그전에는 일본과 미국 것을 썼는데 옛날 틀이다 보니 성능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이 있으면 더 좋지 않겠나. 그렇긴 한데 아직은 없다. 2011년 개발에 착수해 2019년에 완성할 예정. 946억 원짜리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형 모델이 나오면 우리의 예보능력은 더 향상될 듯하다. 기상재해도 줄여 6000여억 원의 직접적 경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KDI 예비타당성조사).
심규선 논설위원실장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