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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교체-작전타임 많은 농구… 감독 뜻대로 승부조작 쉽다”

입력 | 2013-03-06 03:00:00

■ 강동희감독, 선수교체로 스코어조작 혐의… 단독시도 가능할까




프로농구 감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클까. 다른 프로스포츠 3개 종목(축구, 야구, 배구)과 비교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요소를 놓고 평가한다면 선수들의 경기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농구 감독이 더 크다. 이번 프로농구 스코어 조작 파문은 감독이 직접 시도했다고 알려진 첫 사례다.

감독은 작전을 지시하고 선수는 작전을 수행한다. 얼마나 작전 수행을 잘하느냐는 대체로 감독과 선수 간의 ‘접근성’과 상관관계가 있다. 농구 감독은 선수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직접 작전을 지시한다. 다른 종목과 비교했을 때 경기 출전 선수가 5명으로 가장 적고 코트도 좁기 때문에 감독의 영향력이 더 크다.

특히 감독에게 주어진 작전 시간이 압도적이다. 쿼터 간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90초짜리 정규 타임아웃을 전반 2개, 후반 3개씩 요청할 수 있고, 전·후반 각 1회씩 20초 타임아웃도 쓸 수 있다. 배구는 세트당 2회씩 30초. 축구는 아예 타임아웃이 없다. 야구는 실시간보다는 턴 방식에 가까워 타임아웃 규정이 없다.

또 농구 감독은 데드볼 상황에서 그 수에 제한 없이 수시로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경기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강동희 감독은 선수교체 등을 통해 스코어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포츠토토는 한 경기에서 각각 6구간으로 나뉜 두 팀의 전반전 점수대, 최종 점수대를 알아맞히면 적중금을 배당한다. 불법 사설토토의 경우엔 더 세부적인 베팅이 가능하다.

현직 프로농구 감독들은 강 감독의 경기조작 가능성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강 감독과 친분이 깊은 A 감독은 “감독이 선수들에게 ‘넣어라, 넣지 마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내 밑에 있는 선수들이 언제든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는데 그런 이야기가 퍼지면 감독 생명은 바로 끝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엄하기로 소문난 B 감독도 “감독이 혼자 하면 모르지만 선수를 종용해서 승부를 조작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두 감독 모두 조작의 성공 여부를 떠나 감독이 마음먹으면 단독으로 시도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인정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