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홍예문… ‘신세계’의 연안부두…
지난달 21일 개봉한 영화 ‘신세계’의 주인공 이정재(오른쪽)와 스태프들이 지난해 인천항 주변 한 보세창고에서 촬영 도중 연기 동선에대해 협의하고 있다. 이 영화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제물포시장, 연안부두, 차이나타운 등에서 액션 장면을 찍었다. 인천영상위 제공
요즘 인천이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야왕’에 앞서 1월 종영한 ‘드라마의 제왕’은 근대건축물이 잘 보존된 중구 일대에서 찍었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드라마 ‘곰배령’과 ‘총각네 야채가게’의 촬영스튜디오였던 중구 운서동 드라마세트장은 지금 SBS TV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의 스튜디오로 활용되고 있다.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주요 인물이 등장하는 실내 연기는 대부분 이 세트장에서 촬영한다. 최근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BS TV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지난달 인천 중구에 보존된 근대건축물인 홍예문 주변에서 촬영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도 인천이 주무대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박훈정 감독의 범죄영화인 ‘신세계’에는 영화 내내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제물포시장, 연안부두, 차이나타운 등이 등장한다. 한국 최대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이정재)과 그를 범죄조직에 심은 경찰청 간부(최민식), 범죄조직의 2인자(황정민) 등 세 남자의 의리와 음모, 배신을 다룬 영화다.
또 지난달 인천시청 복싱팀에 정식으로 입단해 화제를 모은 여배우 이시영이 주연을 맡은 ‘남자사용설명서’는 중구 자유공원과 아트플랫폼, 홍예문 일대에서 촬영됐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베를린’은 서구 수도권매립지가 자주 등장한다.
이처럼 드라마와 영화 제작진이 앞 다퉈 인천을 찾는 것은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 촬영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앞바다에는 섬과 해변, 어촌이 펼쳐져 있고 공항 항만 같은 대규모 인프라가 널려 있다. 또 개항기에 지은 근대 건축물과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같은 근·현대 공간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2006년 출범한 인천영상위원회의 현지촬영(로케이션) 지원 사업이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영상위는 영화사나 드라마 제작회사 등에서 로케이션 요청이 들어오면 시와 10개 구군의 협조를 받아 촬영장을 찾아준다. 또 2007년부터 상영 분량의 30% 이상을 인천에서 촬영할 경우 5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영상위에 접수된 로케이션 요청은 드라마 3편과 영화 14편, 중국 드라마 1편 등 모두 20여 편에 이를 정도다. 권칠인 인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인천의 역사와 문화적 공간을 카메라에 담는 작품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