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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일어나요, 미순씨”

입력 | 2013-03-07 03:00:00

부천시 공무원 장미순씨… 동료-시민들 성금 릴레이




지난달 제설작업을 하다 중상을 입은 부천시 동사무소의 여성공무원에게 시 공무원과 동네 주민 및 단체들이 성금 전달을 하며 돕기 운동에 나서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경기 부천시 원종2동 동사무소에서 청소, 재난, 위생업무를 담당하는 장미순 씨(46·8급 주무관·사진)는 지난달 3일 제설작업 도중 큰 사고를 당했다. 장 씨는 경인고속도로 삼정고가교 밑의 염화칼슘 보관 창고에서 염화칼슘을 꺼내던 중 쌓여 있던 총 1t 무게의 염화칼슘 더미가 무너지며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장 씨는 응급차에 실려 순천향대 부천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의식불명이었다. 오른쪽 골반 및 대퇴부와 왼쪽 팔, 갈비뼈, 허리뼈, 목뼈가 부러지거나 뒤틀려 있었다. 복부가 파열되고 폐에 물이 차는 등 내장 파열도 있어 혈압이 몇 차례 사망수치에 근접하기도 했다. 사경을 헤매는 위기가 10일 넘게 이어졌다.

부천시 공무원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성금 모금을 전개했다. 사고 직후 나흘간 전개된 성금 모금에 2000여 명이 참여해 2400만 원을 모았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지난달 중순 병원을 찾아 공무원 성금을 전달한 뒤 “계속 혼수상태여서 대화를 못 나누었지만 많은 공직자가 쾌유를 기원하고 있어 큰 힘을 얻을 것”이라는 내용을 부천시 홈페이지 시정일기에 올렸다.

동네 주민과 사회단체들도 1000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동사무소에서 사회단체 업무를 맡고 있던 장 씨는 업무시간 외에도 주민자치위원, 새마을협의회 회원, 통장 등과 자주 접촉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란 평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장 씨의 사고 소식에 자발적으로 모금을 한 것.

동료 공무원들은 “항상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업무에도 아주 적극적이어서 장 씨는 인기가 아주 많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원 덕분인지 장 씨는 현재 의식이 돌아와 큰 고비는 넘겼다. 하지만 손발을 못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말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요즘도 거의 매일 장 씨를 문병하고 있는 원종2동 이자원 동장은 “병원에서 일주일이 고비라고 해 모두 초긴장했다”며 “뼈라는 뼈를 모두 다쳤지만 파손된 장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사고 24일 후에야 수술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장 씨의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 6개월간 공상병가를 줬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