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카카오스토리 왕따’ 일명 ‘카따’ 현상이 등장했다. ‘카따’는 과거 교실이나 채팅방에서 벌어지는 왕따와 달리 누구나 볼 수 있는 모바일 공간에서 이뤄지는 탓에 피해 학생에게 미치는 상처가 더 크다. 수백 명에게 ‘왕따 인증’을 당하는 일도 생겨났다.
올해 서울 광진구의 한 고등학교에 진학한 A 양(16)은 최근 카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병원 신세를 졌다. 중학교 시절 A 양은 같은 학교 이모 양(16)과 크게 싸운 뒤 이 양 친구들에게서 왕따를 당해 왔다. A 양은 이 양과 다른 학교로 진학하면서 해방을 꿈꿨지만 곧 이 양의 카따 공격이 시작됐다. 이 양은 자신의 카스에 A 양 사진을 올려놓고 ‘이번에 ××고로 진학하는 A다. 찐따다. 걸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각급 학교 개학날인 4일 아침 부산에서 투신자살한 중학교 2학년생 박모 양(14)은 자살하기 전날 밤 친한 친구에게 카카오스토리 캡처 화면과 함께 ‘죽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캡처 화면에는 친구들이 자신을 겨냥해 올린 ‘박×× 미워해. ×나 실타(싫다) 찐득이’, ‘박××.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숨었니? 죽었니’란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학을 맞아 ‘카따’를 당했다는 학생 신고가 늘고 있다. 최희영 학교폭력SOS지원단 위기지원팀장은 “가해 학생이 카카오스토리에 악의적인 게시글을 올리면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이 보기 때문에 ‘오프라인 왕따’보다 피해가 더 크다”며 “공격적, 선정적인 성향을 더 노출하는 온라인 특성상 괴롭힘의 강도도 더 세다”고 지적했다.
박훈상·이철호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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