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무능한 예술가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는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당대에 인정받는 작곡가이자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를 가르친 명교사였다. 동아일보DB
그러고 보니 이 곡은 올해 200회 생일을 맞이하는군요. 1813년 12월 8일 빈에서 초연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벤트가 범상치 않습니다. 제가 지난해 한 칼럼에서 언급한 일이 있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한층 상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범상치 않다는 것은 연주에 참여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면면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바이올린에 살리에리 마이어베어 후멜 슈포어, 첼로에 줄리아니, 더블베이스에 드라고네티라는 초호화 멤버입니다. 오늘날에도 작곡가로 ‘먹어주는’ 명장들이 한무대에 오른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시 연주회가 나폴레옹 전쟁에서 부상 입은 병사들을 후원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보훈 음악회’였던 데 있습니다. 명분이 훌륭한 행사는 당대의 스타들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한 1985년 ‘위 아 더 월드’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마이어베어는 19세기 전반 프랑스 오페라계를 장악했던 주인공입니다. ‘대관식 행진곡’이나 오페라 ‘아프리카의 여인’ 중 ‘오 낙원이여’가 즐겨 연주됩니다. 후멜은 다양한 악기를 위한 협주곡으로 인정받은 인물입니다. 베토벤의 인기를 잠식한 명피아니스트기도 했죠.
<음원제공 낙소스>
이 베토벤의 동시대 거장들이 남긴 작품들을 듣고 싶습니까? 여기 실린 QR코드를 찍거나 다음의 주소를 인터넷 주소창에 입력하면 들을 수 있습니다. 알고 계시죠? http://classicgam.egloos.com/194623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