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발음이 같은 단어를 이용한 말장난과 새로 지어내 일반인은 알기 힘든 말이 자주 등장한다. 사진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 동아일보DB
영문판 원작을 읽는 독자라면 작품 속에 언어적 오류(linguistic errors)가 있음을 눈치 챌 것입니다. 앨리스를 비롯한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말을 할 때 문법적 오류(grammatical errors)로 보이는 실수를 합니다. 캐럴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편집자가 없었을까요. 아니면 의도된 방법일까요.(Didn’t he have an editor to help? Or was this intentional?)
언어적 오류는 캐럴이 의도한 주제(thematic agenda)를 부각하려고 사용한 언어유희 기법입니다. 첫 번째는 동음이의어(homonym)를 이용한 말장난(word plays)입니다.
또 다른 기법은 사람이 알 수 없는 새로운 말을 지어내는(make up words) 식입니다. 예를 들면 앨리스가 “갈수록 신기해지는군(curiouser and curiouser)”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독자는 curiouser가 올바른 영어 단어가 아님을 압니다. 이 단어는 ‘이상한 나라’의 영역 안에서만(in the realm of Wonderland) 존재할 뿐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말을 지어내는 기법을 통해 이상한 나라는 독자에게 언어의 경계가 없는 곳(where words have no boundaries), 즉 모든 것이 가능한 곳(where anything is possible)으로 느끼게 합니다. 또 이런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독자의 웃음을 끌어내는 한편 언어가 가진 또 다른 면을 독자에게 일깨워줍니다.
언어는 구어체든 문어체든, 또 다른 어떤 형태든 간에 보편적이어야 합니다(Language should be universal, whether verbal, written, or otherwise). 다시 말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특성이 있어야 생각 신념 감정을 생기게 할 수 있습니다(give rise to thoughts, ideas, and emotions).
의사소통 수단이 없다면 우리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게 됩니다. 생각을 공유하고(share) 발전시키거나(improve) 논쟁하고(argue) 반박하고(refute) 동의하는(agree) 일조차 불가능합니다. 이상한 나라에서 앨리스가 겪는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