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카레이서 배우 이화선씨
여성 연예인 프로카레이서 1호 이화선 씨가 4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스피드웨이에서 경기복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씨는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서킷보다 반칙운전이 난무하는 일반 도로가 더 위험하다며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용인=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총알 미녀’ 이화선도 겁날 때가 있다.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운전할 때다. 이화선은 4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스피드웨이에서 기자와 만나 “경기 참가자들이 룰을 엄격하게 따르는 서킷보다 ‘반칙운전’이 난무하는 일반 도로에서 운전할 때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기 중엔 안전장구 덕에 큰 부상을 입은 적이 없는 그도 일반 도로에선 아찔한 경험이 잦았다. 2011년 6월엔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서 좌회전하던 중 반대쪽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해 오는 택시와 충돌했다. 이화선이 급제동하지 않았다면 택시에 차 옆을 들이받혀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자신은 교통법규를 준수하더라도 주위를 살피지 않으면 사고를 당할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카레이서 이화선이 도로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칼치기(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다니기) 추월’이다. 레이싱 대회에선 경쟁 선수의 진로를 방해하면 15∼30초 페널티가 주어지기 때문에 다른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추월이 드물다. 오히려 꽉 막힌 도심 도로에서 깜빡이를 켜지 않고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얌체’ 운전자 탓에 가슴이 내려앉는 경우가 잦다.
그는 슈퍼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2000년 운전면허를 땄다. 2004년 연예인 레이서 이세창의 소개로 레이싱에 입문했고, 2009년 ‘CJ 오 슈퍼레이스 1600클래스’ 5라운드에서 2위를 차지하며 여성 연예인 중 첫 프로레이서로 데뷔했다.
올해 목표는 ‘속도의 짜릿함’보다는 ‘안전 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그는 “해외에선 프로카레이서가 안전운전의 전도사 역할을 한다”며 “초보운전자뿐 아니라 ‘질주 본능’을 일반 도로에서 발산하려는 위험한 운전자들에게도 안전운전 강의를 열고 싶다”고 했다.
용인=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