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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동·엄효선·김보혜·전예슬 “격투보다 짜릿! 경정에 반했어요”

입력 | 2013-03-08 07:00:00

‘우리가 경정 예비스타!’ 특별한 이력을 가진 경정선수 후보생 4명이 2일 영정도 경정훈련원 입소식을 마치고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예슬, 엄효선, 신수동, 김보혜. 사진제공 I 국민체육진흥공단


■ 남다른 이력의 경정후보생 4총사

신수동, 격투기 선수서 경정 새 도전
엄효선, 군생활 6년6개월 경력 이색
여성 후보생 김보혜·전예슬도 눈길

13기 후보생 17명 18개월 동안 강훈


사춘기에 접어든 소년은 이유 없이 세상이 싫었다. 마음에 안들면 주먹부터 날렸다. 무에타이를 배워 싸움은 자신이 있었다. 때때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땐 오토바이를 탔다. 스피드에 몸을 맡기면 쾌감이 밀려왔다. 그가 격투기의 길로 들어선 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소년은 청년이 됐고 군대 전역 후에도 링에 올랐다. 전국대회서 준우승도 했지만, 차츰 지는 경기가 더 많아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찾아올 무렵,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물 위에도 격투기가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접한 경정. 물살을 가르는 통쾌한 질주에 마음을 뺏겼다.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2일 인천 영종도 경정훈련원에서 열린 13기 경정선수 후보생 입소식서 만난 신수동(23)의 이야기다.

“신선한 충격이었죠. 2m의 작은 보트가 굉음을 내며 시속 75∼80km의 속도로 물위를 내달리는데 그렇게 박진감이 넘칠 수가 없었어요. 왜 경정이 ‘수상 격투기’로 불리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신수동은 상기된 목소리로 경정 예찬에 열을 올렸다.

“사력을 다하는 승부, 무한질주 쾌감. 경정은 격투기와 오토바이에 빠졌던 나를 위해 만든 레포츠 같아요. 돈, 인기 욕심보다 경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그는 이제 제2의 파이터 인생을 준비한다.

○다양한 이력 17명 경정 ‘예비스타’, 18개월간 강훈

13기 경정후보생에는 신수동 외에도 이처럼 남다른 이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후보생의 맏형인 엄효선(30)은 군대를 두 번 다녀왔다. 사병으로 24개월 만기전역 후 하사관으로 지원해 특전사에서 다시 4년6개월을 복무했다. 태권도, 유도, 특공무술 유단자로 경정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친구의 권유로 후보생에 지원했다.

“오랜 군대 생활을 통해 몸에 밴 책임감이 저의 장점입니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 경정선수 상위 1%에 들고 싶어요.”

남자 후보생 사이에 있는 두 명의 여성도 눈에 띈다. 김보혜(23)는 지난해까지 사이클 선수였다. 고교부터 실업팀까지 8년간 페달을 밟았다. 체육진흥공단 소속의 사이클 선수 시절 공단에서 운영하는 경정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바람을 가르는 스피드에 익숙한 만큼 경정선수로 변신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 마침 경정에는 사이클 출신의 여성 선수가 여러 명 활약하고 있어 힘이 됐다.

전예슬(20)은 체대를 휴학하고 지원했다.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수상레포츠를 즐기다 경정선수로 나섰다.

저마다 사연과 꿈을 지닌 17명의 13기 후보생들은 2014년 7월까지 약 18개월간 합숙하며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이 동안 조종기술 뿐 아니라 프로 경정선수의 소양을 쌓는다.

경정훈련원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59명의 경정선수후보생을 선발해 216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현재 163명의 현역 선수들이 미사리 경기장의 물살을 가르고 있다.

영종도|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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