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제이스로고. 사진제공|블루제이스 공식사이트
■ 20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노리는 토론토
호세 레이에스·마크 벌리·조시 존슨 등 영입
마이애미 ‘파이어 세일’ 최대 수혜자로 주목
RA 디키까지 데려와 올 시즌 강력 우승 후보
바티스타-엔카르나시온-라스무스 중심 타선
막강 화력 과시…약물 파문 카브레라도 건재
○오프시즌 알찬 보강, 최강 마운드 구축
오프시즌 동안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블루제이스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9년간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파워에 밀려 번번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오프시즌 동안 마이애미 말린스가 단행한 ‘파이어 세일’의 수혜자가 된 블루제이스는 유격수 호세 레이에스, 좌완투수 마크 벌리, 우완투수 조시 존슨, 포수 존 벅 등 4명의 올스타 출신 특급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지난 시즌 뉴욕 메츠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너클볼 투수 RA 디키를 팀의 에이스로 모셔왔다. 벅을 메츠에 내주는 조건이었지만, 지난 시즌 10승7패, 방어율 2.97의 우완투수 브랜든 모로와 지난 4년간 51승을 거둔 좌완 리키 로메로가 건재해 LA 다저스와 견줄 만한 메이저리그 최강의 선발투수진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22세이브를 올리며 마무리투수로 성공적인 연착륙을 한 케이시 젠슨을 위시해 불같은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셋업맨 스티브 델라바와 세르히오 산토스에 좌완 스페셜리스트 대런 올리버가 버티는 불펜진도 탄탄하다.
○내·외야도 전력 수혈, 폭발적 타선 완성
블루제이스는 프리에이전트(FA)로 2루수 마이세르 이스투리스와 외야수 멜키 카브레라도 확보했다. 이스투리스는 LA 에인절스에서 3차례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험을 지닌 베테랑으로 수비가 일품이다. 카브레라는 지난 시즌 금지약물 복용으로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기 전까지 타율 0.346의 맹타를 휘둘러 내셔널리그 타격 1위를 달리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블루제이스의 최대 강점은 폭발적 타격이다. 레이에스와 카브레라가 테이블세터로 나서고 호세 바티스타, 에드윈 엔카르나시온, 브렛 로리, 콜비 라스무스 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화력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2010년 54개, 2011년 43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슬러거로 자리매김한 바티스타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9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27개의 아치를 그렸다. 42홈런, 110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엔카르나시온도 바티스타와 선의의 대포 경쟁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알찬 전력보강에 선수들의 사기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바티스타는 “이 정도 전력이면 당연히 우승을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마무리투수 젠슨도 “캠프 분위기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올 시즌만큼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전의를 다졌다. 블루제이스 팬들의 기대도 높아졌다. 지난 시즌 4년 만에 2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한 블루제이스는 올해는 3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스타급 선수들의 대거 영입으로 분위기는 좋다. 4월 3일 예정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티켓은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45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승승장구한다면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던 1993년에 수립한 팀 역대 최다 관중(405만7947명) 기록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문제는 다저스와 마찬가지로 팀의 화합이다. 스타급 선수들이 개인기록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전력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들이고, 신흥강호로 떠오른 탬파베이 레이스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적을 일궈낸 볼티모어 오리올스까지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양대 리그 6개 지구 가운데 블루제이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가 ‘죽음의 디비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셔널스가 몬트리올에서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이적해 유일하게 캐나다에 연고지를 둔 블루제이스 팬들은 아이스하키의 본고장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 가을축제가 20년 만에 다시 열리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