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동생을 위해 헌신한 누나들을 위해 뛴다. 3차례나 신인드래프트에 나선 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불굴이 사나이’ 조홍석이 방망이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 루키 조홍석
어릴적 부모님 헤어져 두 누나들 손에 성장
고교 때 왼쪽 무릎 골절로 드래프트서 외면
3차례 도전만에 롯데 입단…좌익 주전경쟁
롯데 루키 조홍석(23)은 원래 오른손잡이다. 그런데 왼쪽 타석에 선다. 처음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렇게 해야 네가 경쟁력이 생긴다”는 코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바꿨다.
그러나 이때 무리한 결과, 제주국제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대학에 진학하기 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파악한 프로구단들은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그의 왼쪽 무릎에는 철심이 박혀있어 ‘로봇’으로 불린다.
1년 가까운 재활을 거쳐 조홍석은 필드로 돌아왔고,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2학년부터 경기 출장을 재개했고, 이때부터 롯데 스카우트팀의 눈에 들었다. 그러나 2년제 대학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는 역시 그를 택하지 않았다.
여기서도 조홍석은 꺾이지 않았다. 원광대로 편입해 야구를 계속했고, 발 빠른 외야수 감을 원했던 롯데는 3번째로 드래프트를 신청한 그를 마침내 지명했다.
7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조홍석은 “누나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지면서 소년 조홍석을 기르다시피 했던 존재가 누나들이었던 것이다. 늦둥이 막내 동생을 위해 열한 살 위의 큰 누나 은미 씨, 여덟 살 위 작은 누나 은선 씨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해준 은인들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