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동부 강동희 감독이 7일 오후 의정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고 있다. 이날 소환조사에서 강 감독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강 감독이 4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의정부|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강 감독은 “승부조작 안했다” 부인
남자프로농구 동부 강동희(47)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프로스포츠 현직 지도자로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 주변에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5부(부장검사 유혁)는 7일 강 감독을 불러 승부조작에 개입한 사실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강 감독이 2011년 3월 정규리그 막판, 이미 구속된 브로커 최모 씨와 프로야구선수 출신 조모 씨 등 2명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고 4차례에 걸쳐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강 감독에게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현장에서 “출석하게 돼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는 한편 확신에 찬 말투로 “돈을 받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6일 오리온스와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혐의를 부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는 “혐의가 없으니 부인할 이유도 없었다”며 브로커 최 씨에 대해선 “10년 전부터 알고 지낸 후배다. 금전적인 관계는 있었지만, (승부조작과 관련된)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답한 뒤 조사를 위해 검찰로 들어섰다. 그러나 “돈을 받지 않았다.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던 강 감독의 말은 정황상 거짓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 감독이 만약 구속된다면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감독 중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는 첫 현직 감독이 된다. 남자프로농구계는 물론이고 전체 스포츠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농구계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강 감독이 당초 출두 예상시간보다 4시간 지연된 오후 2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변호사와의 입장 정리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동부 구단 관계자는 “의정부지검과 협의한 뒤 제시간에 나왔다. 일부러 늦을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의 변호는 한승철 변호사가 맡는다. 강 감독측은 이날 오후 8시께 변호인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강 감독은 검찰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결론은 곧바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