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 마차재
강원랜드로 향하는 국도 38호선 가운데 강원 정선군 마차재 구간은 악명이 높았다. 왕복 4차선이 고속도로처럼 곧은 데다 내리막이 많아 과속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했다.
그러나 이 곳에 구간과속단속기가 설치되면서 상황이 확 달라졌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8∼2010년까지 매년 20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2011년 5월부터 1년 동안에는 152건의 사고로 2명이 숨지고 72명이 다쳤다. 마차재 구간에는 고정식 과속단속 카메라 1대, 이동식 카메라 박스가 2대 설치돼 있었지만 교통사고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구간과속단속이 시행된 이후 지난달까지 교통사고 발생은 11건, 부상 2명에 불과했다. 교통사고 발생은 94%, 사상자는 97% 감소했다.
국도에 구간단속이 시행된 것은 마차재가 처음이다. 구간 과속단속 구간은 강원 정선군 신동읍 예미교차로∼남면 문곡교차로를 잇는 마차재 양방향 10.9km. 차선마다 2대씩 총 8대의 카메라가 설치됐다. 구간단속은 세 차례에 걸쳐 과속을 단속하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나다. 구간단속 시작 지점과 종료 지점 통과 시 두 차례에 걸쳐 과속이 단속된다. 또 구간 통과 시간을 재 평균 시속이 제한속도를 넘겨도 단속한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 구간에서의 단속 건수는 총 4만6156건. 이 가운데 구간단속이 3만2571건(70.6%), 지점 단속 1만3585건(29.4%)으로 나타났다. 구간단속 초기에는 하루 평균 600여 건이 단속될 정도로 과속이 심했지만 현재는 30건 정도가 단속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등 15개 구간에서 구간단속이 실시되고 있어 사고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안전평가처 정관목 교수는 “운전자들이 ‘이 구간을 달리는 내내 계속해서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만큼 구간단속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