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부 출범도 못하게 발목 잡아서야… 인사검증은 관행인정하고 기회를 주길 대통령이 정치파트너인 야당 몰아세워서야… 작은 것 주고 큰 것 얻는 정치력 필요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 여야에 대해 ▼
■ 야당이 문제다
○정권 초인데 국정 운영이 제대로 안 돼 안타깝다. 대통령 담화를 보고 불통, 독선이라고 비판하는데 나는 국가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저 정도는 되어야지 하고 이해하게 됐다. 담화를 보고 국정 운영 의지에 대한 단호함을 느끼면서 대통령에게 신뢰가 갔다.(33·여·변호사)
○최근 ‘식물 정국’의 책임은 여당에 있다기보다 야당에 더 있다고 본다. 야당이라면 일단 정부가 출범하게 도와 주고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나왔을 때 비판하는 게 더 현명한 처신이라 생각한다.(45·자영업)
○대통령이 여기저기 눈치보고 휘둘리는 것보다는 지금처럼 꼿꼿이 밀고 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인사 문제도 말이 많은데 역대 정부도 다 그래 왔다. 대통령이나 장관 후보자 개인 잘못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모두 그런 시대를 살아왔던 면이 더 크다고 본다. 지도자가 이번처럼 강단이 있는 모습도 보일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단지 너무 완고하게 비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46·회사원)
■ 여당이 문제다
○대통령 담화를 보고 좀 무서웠다. 대통령이 너무 화가 난 듯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랏일을 걱정하는 모습은 공감하고 메시지도 맞는데 전달하는 방법이 옳지 못했던 것 같다. 여야가 협상하고 있는데 담화문으로 밝힐 것이 아니라 입법부 파트너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합의의 시간을 주는 것이 맞다. 대통령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48·공무원)
○대통령 담화는 국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호통 치기 위한 것 같았다. 남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강압적으로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느낌을 받았다. 감정이 실린 톤이나 손가락으로 뭔가를 지시하는 모습도 그랬다. 메시지는 남지 않고, 대통령에 대한 무서움만 남았다.(42·여·공무원)
○담화에서 보여 준 태도와 언어 선택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식의 극단적인 용어는 전시(戰時) 용어 아닌가. 정치 파트너인 야당을 몰아세우기보다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얻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정치력이 부족한 것 같다.(50·주부)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 대통령이 생각하는 내용이 국민에게 별로 와 닿지 않는다. 의지를 갖는 것은 좋지만 욕심대로 다할 수는 없지 않은가. 5년마다 정부 조직이 바뀐다. 하지만 막상 5년은 뭘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기존 조직들 역시 과거 정부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만큼 좀 더 열린 시각으로 야당 의견을 들어줄 필요가 있다.(48·공무원)
▼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 대해 ▼
■ 아쉽다
○“아내가 울고 있다”는 동아일보의 보도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미국 사람들은 가정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 문화에 익숙한 아내 처지에서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지 짐작이 간다. 김 전 후보자 처지도 이해된다.(45·교수)
■ 실망이다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어서 그런지 ‘결정이 참 빠르구나’란 느낌이 먼저 들었다. 아직 본격적인 검증이랄 것도, 나온 것도 없는데 포기해 버리는 모습을 보고 ‘헌신’에 대해 말했던 초심도 의심이 들었다. 그 정도 사람이라면 장관을 했다 해도 버티기 어려웠을 것 같다.(42·여·공무원)
○김 전 후보자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근무 경력은 예민한 사안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새 정부가 가장 야심 차게 추진하는 부서인데 그런 사람이 정보통신분야 국가기밀, 고급 정보를 다루는 부처의 수장으로 일한다면 좀 불안하지 않았을까.(50·여·변호사)
▼ 고위 공직자 검증 및 인사청문회 ▼
■ 현실론을 인정하자
○지금 인사 검증은 능력 검증은 거의 없고 성직자 수준의 도덕성 검증에만 매몰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정부의 장관들은 지난 MB정부 때보다는 도덕적 결함이 덜한 인물들인 것 같은데 너무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35·여·회사원)
○능력도 있으면서 흠 없는 사람을 찾기가 쉬운가. 그저 국민 관점에서 좀 모범이 되는 사람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정도지…. 국민도 조금 이해하는 생각으로 나중에 이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보고 평가해 줬으면 좋겠다.(32·마케팅디렉터)
○후보를 검증하는 건지, 후보 부인을 검증하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 50대 이상인 남자들은 아내에게 집안 살림 모든 걸 맡겼다. 주소 이전이나 집 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가족의 사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지금 같은 ‘신상 털기’ 식의 인사 청문회를 보고 어떤 사람이 장관 해보겠다고 나서겠나.(59·자영업)
○인사 검증으로 쏟아져 나온 것들을 보면 너무 추측성인 것도 있어 보인다. 군대 문제도 정확한 사실이 나오지 않았는데 마치 불법으로 안 간 것처럼 매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28·회사원)
○여러 가지 안배가 되면 좋겠지만 학교, 지역, 성별, 출신 등을 어떻게 다 안배할 수 있을까. 그건 능력에 따른 인사가 아니다. 성균관대 출신 많이 쓰는 게 문제라면 서울대 출신이 몇십 년간 등용된 것은 문제 아닌가.(54·회사원)
○관료 출신을 많이 등용한 것에 대해 안정적 국정 운영이 되리라는 믿음이 간다. 더구나 과거 정권들은 정권 창출에 기여한 사람을 많이 등용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그런 것보다 능력 위주로 사람을 뽑았다는 느낌이 든다.(46·회사원)
■ 도덕성이야말로 최고의 잣대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고 하는데 왜 후보를 먼지 나는 사람만 세우나. 깨끗한 사람 좀 세우면 안 되나. 국민은 비리 있는 리더를 원하지 않는다. 과거를 확실히 응징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지금도, 앞으로도 해 먹은 사람들이 또 해 먹을 거다.(50·컨설턴트)
○이명박 정부와 비교해 별로 나아 보이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성인군자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지도층이 그래도 일반 국민보다는 뭔가 나아 보여야 존경하고 따르지 않을까.(35·자영업)
○일부에서는 인사청문회가 너무 도덕성 검증에 치우쳐 있다고 하는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이 아무리 일을 잘해도 누가 믿고 따르겠나. 국민이 따르지 않는 지도자가 어떻게 일을 잘할 수 있을까.(21·여·대학생)
○인사청문회나 고위 공직자 검증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가 법치(法治)국가가 아니라 범치(犯治)국가인 것 같다. 화장 안 한 ‘생얼’ 보고 기겁하는 느낌이랄까. 병역 비리,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은 필수이고 옵션으로 논문 표절이 있다.(22·대학생)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면 답답하다. 진지한 고민과 답이 보이지 않는다. 건성으로 대답하고 시간만 때우는 것 같다. 성의도 없고. 야당은 검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권에 치명타를 주려는 목적이 더 강한 것 같고 여당은 빨리 통과시키기 위한 옹호가 대부분이다. 검증위원, 후보 모두 이 모양이니 제대로 된 청문회가 나올 수 있나.(30·여·직장인)
○이번 인선을 보니 인재 풀이 너무 부족해 보인다. 지난 정부 때보다도 훨씬 스펙트럼이 좁아 보인다. 보수 중에서도 자기편만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아닐까. 안보를 강조하면서 군 출신 인사를 대거 등용한 부분도 걱정된다. 유연성이 생명인 현대사회의 특성상 군 출신의 경직된 사고가 잘 조화될 수 있을까.(55·여·교수)
○비리가 있다 해도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는 1, 2개 정도이다. 3개 이상 나오면 정말 신뢰가 가지 않는다. 병역 회피(자식 포함), 논문 표절, 전관예우 이런 게 다 겹치는 사람을 어떻게 믿고 따르겠나.(45·회사원)
정리=이진구 오피니언팀 차장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