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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바이어 특별초청… 한식 리셉션 열어

입력 | 2013-03-08 03:00:00

도쿄식품박람회 84개사 참여 “독도갈등 이후 판매저조 만회”




5일 일본 지바 현 지바 시에서 열린 2013 도쿄식품박람회 행사장의 한식업체 ‘송가네’에서 일본 관람객들이 떡볶이를 맛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지바=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 부침개 정말 맛있어요. 이탈리아 음식하고도 잘 맞으려나.”

5일 일본 지바(千葉) 현 지바 시에서 열린 2013 도쿄식품박람회 행사장. 나가노(長野) 시에서 이탈리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엔도 유키코(遠藤雪子·여) 씨는 부침개를 시식하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음식과 궁합이 맞을 메뉴를 ‘사냥’하기 위해 전 매장을 하나하나 둘러봤다.

8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최대 식품 박람회에 한국은 김치 인삼 주류 장류 등을 판매하는 84개 업체가 참여했다. 한방차를 홍보하기 위해 사극 대장금의 옷을 입는가 하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아르바이트 학생을 동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업체 관계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전과 부침개를 전문으로 하는 사옹원의 이지인 해외영업팀장은 “해외 22개 수출국 중 일본 비중이 가장 크지만 지난해 하반기 한일관계가 나빠진 이후 일본 매출액이 25%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송가네’라는 브랜드로 냉면, 떡볶이 등을 판매하는 고세이의 석동민 영업과장도 “10년 동안 꾸준히 매출이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많이 고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일 농식품 수출액은 23억8950만 달러(약 2조6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류 붐에 힘입어 그동안 10% 내외 큰 폭으로 성장해 오던 것에 비하면 부진한 성적표다. 직접적인 원인은 일본 대형 유통업체들이 한국 상품 판촉전을 대거 취소한 것. 파프리카 등 한국의 신선 야채를 수입하는 H&F인터내셔널의 마이타 유키(米田由紀·여) 제2영업부장은 “한국 상품 판촉전을 열면 극우들의 항의전화가 온다. 요즘 한일관계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한국’이라는 이름을 다 빼고 판촉전을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의 박람회 참여를 주관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올해 특별히 ‘일본 바이어 초청 리셉션’ 행사를 기획했다. 이온리테일, 이토요카도 등 대형 유통업체 사장들을 초청해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한국 업체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

다행히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연매출 4조 엔(약 46조 원)을 올리는 이온리테일의 무라이 쇼헤이(村井正平) 회장은 “올해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 식품업체들은 건강과 여성, 개식(個食·1인 식사)을 테마로 잡은 것 같다. 좋은 방향이다. 이건 일본 시장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지바=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