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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달탐사선, 2025년 달에 ‘사뿐’

입력 | 2013-03-08 03:00:00

■ 항우연, 착륙장치 테스트 착착




“자세제어용 로켓의 추진시간을 다시 계산해 봅시다.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니 꼼꼼하게 봐야 합니다.”

6일 오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관 9층 가상 시뮬레이션 실험실의 대형 화면에는 달탐사선이 달 표면을 스치듯 날아다니는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2020년 이후 완성될 ‘한국형 달탐사선’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현해 가상현실에서 반복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 가상현실에서는 이미 달착륙

항우연 ‘달탐사기반연구팀’은 연구원 자체 예산으로 한국형 달탐사선 기본 설계를 진행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실험에 한창이다.

달탐사기반연구팀은 지난해 12월 전남 고흥군 항공센터에서 가상 달착륙 실험에 성공했다. 모형 달탐사선을 만든 뒤, 원하는 시간에 얼마큼 힘을 낼 수 있는지 엔진 추진력과 자세제어용 소형 로켓의 기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한 것.

요즘은 이때 얻은 실험수치를 바탕으로 달탐사선이 우주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를 대용량 컴퓨터를 이용해 수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달과 지구의 인력, 우주선의 속도와 질량을 감안해 달탐사선이 어떻게 움직여야 임무를 완수할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달탐사선은 쏘아 올린 뒤 지구에서 원격으로 조종해야 하기 때문에, 우주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수리할 방법이 없는 만큼 완벽을 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모니터 화면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보며 데이터를 비교하고 있었다.

주광혁 달탐사기반연구팀장은 “시뮬레이션 연구뿐만 아니라 일부 부품은 실물 모형을 제작해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연구팀은 달 중력에 맞춰 무게를 6분의 1로 줄인 탐사선 착륙용 다리를 제작하고, 모형 탐사선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보는 ‘충격흡수 실험’도 마쳤다. 탐사선 착륙용 다리는 내부를 벌집구조의 골격으로 만드는데, 내부 구조가 부서지면서 내려앉아 탐사선이 받는 충격을 줄이는 원리다. 간단해 보이지만 달 표면 착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개념 설계를 계속 수정하면서 요소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주에 있는 탐사선을 지구에서 제어하는 원거리 제어기술 등 미진한 분야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이 모델이 좋을까, 저 모델이 좋을까”

우리나라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한국형 달탐사선은 두 번 발사된다. 먼저 달 주위를 도는 ‘궤도선’을 쏘아 올리고, 그 이후 달 표면에 내려앉는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것이다. 궤도선은 2023년에, 착륙선은 2025년에 달로 보낸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두 종류의 착륙선을 개발하고 있다. 액체연료를 쓰는 ‘A형’ 모델과 고체연료를 쓰는 ‘B형’모델이 그것이다. 액체연료 모델은 우주 실험장비를 더 많이 보낼 수 있지만 제어 기술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고체연료 모델은 나로호 2단에 쓰였던 것과 유사한 소형 고체 킥모터를 쓰는데, 개발은 쉽지만 착륙선이 작아장비를 많이 싣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기본 설계에 따르면 궤도선은 높이 1.5m, 너비 1.6m 정도로 나로호에 실려 우주로 나간 ‘나로과학위성’보다 50% 정도 크다. 우주에서 태양전지판을 모두 펼치면 너비 8.1m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착륙선의 경우 A형은 높이 1.35m, 너비 1m, B형은 높이와 너비가 각각 0.98m, 0.94m로 더 작다. 고체연료를 쓰는 B형은 아래쪽에 1.2m 정도 길이의 킥모터 엔진을 붙이고 있다.

무게는 궤도선이나 착륙선 모두 아직 미정이지만 550kg은 넘지 않을 걸로 보인다.

주 팀장은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달 탐사 기한을 앞당기겠다고 선언한 만큼 정부의 의지만 정해진다면 2020년까지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달착륙선을 완성해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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