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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김정은 견제할 사람이 없다

입력 | 2013-03-08 03:00:00


평양서 정전협정 파기 지지 집회 북한은 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10만 명을 동원해 ‘정전협정 백지화’ 등의 내용이 담긴 인민군 최고사령부의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위험한 자신감’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 성공으로 우쭐해진 데다 견제하는 사람이 사실상 없어 돌발 행동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위험한 통치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는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가 거론돼 왔다. 그러나 김경희마저 최근 건강 악화로 그런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정보 당국은 분석했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7일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3차 핵실험 등 김정은의 핵 드라이브에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김정은은 이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른 정보소식통도 “김정은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군부 강경파의 말만 듣고 현실을 모르는 도발적 지시만 자꾸 내리는 데 대해 장성택과 김경희 모두 부정적이지만 이 둘의 김정은에 대한 훈수가 거의 먹히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보기관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김정일도 김정은처럼 젊었을 때는 무모한 행동을 많이 했지만 김일성이 훈육을 꾸준히 했다. 지금 김정은은 그런 역할을 해줄 어른이 없다”고 말했다.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 김일성은 이를 주도한 김정일에게 책임을 물어 재교육을 보내고 당 이론지 ‘근로자’에서 진행하던 김정일 우상화작업도 전면 중단시킨 적이 있다고 이 인사는 설명했다.

김정은의 불안정성은 주요인물에 대한 널뛰기식 인사에서도 나타난다. 최부일 부총참모장은 상장으로 강등된 뒤 3개월 만에 인민보안부장(경찰청장에 해당)으로 발탁됐다. 반면 김정각 차수는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해임됐다. 5일 ‘정전협정 무효화’를 발표한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지난 1년간 계급이 세 차례나 변경(대장 승진→상장 강등→대장 복귀)됐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