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웃으며 손 잡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웃으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믿고 기회 달라” 다시 호소
“우리나라 정치지도자 모두가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
5일 대국민담화 때에 비해선 목소리 톤이 차분했지만 발언 기조엔 변함이 없었다. 대통령이 먼저 추가 양보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며 국회에서 협상이 풀리지 않는 한 정부조직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기도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고수하는 자신의 진정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이유는 국민행복시대를 열고 국민을 위한 희망과 봉사를 제 마지막 정치 여정으로 삼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고 그에 대해 국민께서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셨다”며 “우리 정치권도 한번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래서 잘못되었을 때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사심 없이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할 때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민주당이 우려하는 방송 장악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부조직 개편안은 양보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이니 국회가 여당 협상안대로 통과시켜 달라는 것”이라며 “대국민담화의 기조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의 기조도 점점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 와서 물러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말했다.
○ 각의 무산, 청와대 야당 서로 네 탓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당초 임명장 수여 뒤 첫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었으나 새 정부에서 임명되는 국무위원 수가 회의 구성 요건에 미달돼 무산됐다”고 말했다. 국무회의가 성립되려면 헌법상 최소한 15명의 국무위원이 필요하다. 국무회의를 개최하려면 절반 이상인 8명의 국무위원이 참석해야 하는데 7명만 임명되기 때문에 국무회의를 열 수 없다는 것. 유정복 안전행정, 윤병세 외교, 서승환 국토교통,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임명장을 수여할 수 없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정부조직법 개정 시 부처 명칭이 바뀌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김 대변인은 “최악의 경우 청문회를 통과한 유 장관 후보자의 경우 기존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한 뒤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청문회를 다시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발끈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11명에게 모두 임명장을 수여할 경우 국무회의를 열 수 있다. 야당은 청문회를 두 번 할 생각도 없다”며 “국민에게 정확한 사실을 얘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줄곧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장관을 우선 임명해 국정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