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계열은 전멸 상태
최근 10년간 중국을 이끌어온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최고지도자로서 권력을 제대로 휘두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중국 정치권력의 심장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자기 계파를 줄줄이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도 장 전 주석 계열 또는 정치적으로 가까운 상무위원이 7명 중 6명에 이른다.
하지만 5년, 10년 뒤가 되면 이 같은 권력구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개설한 중국의 정치인맥 지도 ‘커넥티드 차이나’(connectedchina.reuters.com)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을 움직일 차기 지도부 후보군의 절반가량이 후 주석을 지지하거나 정치적 연대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후진타오 시대’는 이때부터 열리는 셈이다.
로이터가 선정한 차기 지도부 후보군은 총 20명. 이 중 후진타오 직계나 친(親)후진타오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9명이다. 왕양(汪洋) 전 광둥(廣東) 성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당 중앙조직부장, 류치바오(劉奇보) 당 선전부장, 후춘화(胡春華) 광둥 성 서기, 저우창(周强) 후난 성 서기 등은 후 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파(공청단)로 분류된다. 여기에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장춘셴(張春賢) 신장위구르자치구 서기,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쑨정차이(孫政才) 충칭 시 서기는 후 주석과 정치적 연대를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군부에서는 후 주석의 측근인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버티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