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와 떨어지는 점 악용…재촬영으로 시간 끌기도
엑스레이 촬영을 틈타 어린 여자아이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방사선 기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엑스레이를 촬영할 때 어린이가 보호자와 잠시 떨어져 있게 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43)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정보공개 7년, 전자발찌 부착 7년을 명령했다.
조사 결과 박 씨는 지난해 7월경 경기 의정부시 한 정형외과에서 방사선 기사로 일하던 중 도박 빚 독촉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아직 성(性) 개념이 없는 여아를 추행했다.
그는 보호자를 밖에 나가 있으라고 한 다음 엑스레이 판독실에서 6세 여아의 몸을 더듬었다. 사진이 흔들려서 다시 찍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시간을 끌기도 했다.
박 씨는 공소사실 이외에도 4~7세 여아를 대상으로 수차례 성추행을 일삼은 전력을 스스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방어하기 어려운 어린 환자들만을 상대로 병원에 대한 신뢰와 엑스레이 촬영장소의 특성을 계획적으로 이용해 범행했다"며 "동기나 추행의 정도에 비춰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잘못을 깊이 뉘우치는 점, 도박죄로 벌금형을 받은 것 말고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감안해 원심의 징역 6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