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는 8일 덕수궁 앞에서 1년여 동안 불법 농성을 계속해 온 천막촌을 강제 철거하려고 했다. 쌍용차 해고 농성자들은 “강제 철거를 규탄한다”며 맞섰고 경찰이나 단속 공무원은 힘도 못 쓰고 물러났다. 천막 농성 자체가 불법이기도 하려니와 3일 안모 씨가 불을 질러 농성 천막 3동 중 2동이 전부 탄 데다 덕수궁 돌담과 서까래도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다. 화재 쓰레기 4.5t을 치우는 데에 중구는 세금 37만1000원을 들였다. 담장과 서까래를 고치고 불탄 가로수를 바꾸는 데는 얼마가 들지 아직 모른다.
▷임 순경은 민간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뒤 경찰병원에 입원 중이다. 임 순경처럼 용감하고 적극적으로 근무하는 경찰관 1명이 병상에 누워 있으면 그가 맡고 있던 지역의 치안력에도 구멍이 생기니 큰 손해다. 고참 경찰관들은 여간해선 총을 쓰지 않는다. 범죄자에게 서라고 명령하고, 공포탄을 쏜 뒤, 실탄을 쏘더라도 하체에 맞히라는 총기 사용수칙을 지킨다고 해도 총에 맞은 범죄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경찰이 지는 사례가 잦다. 임 순경은 정당하게 법을 집행했지만 한국인에게 총을 쐈다면 오히려 치료비를 물어줘야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크리스 젠트리 주한 미8군 부사령관은 임 순경을 찾아와 사과하고 치료비와 피해를 변상하겠다고 밝혔다. 임 순경이 미군을 쏜 것에 대해 “비무장 외국인에게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이동영 사회부 차장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