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건조한 날씨 ② 거센 바람 ③ 마른 낙엽 ④ 행락객 급증
■ 주말 전국 26곳 산불
민가 삼킬 듯 10일 오전 2시경 울산 울주군 언양읍 동부리 일대의 대형 산불이 아파트까지 위협하고 있다. 다행히 불은 아파트로 번지지는 않았다. 9일 오후 8시 반경 난 산불은 경주까지 번져 10일 오후 5시가 돼서야 꺼졌다. 울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포항 산불의 경우 산에 올라간 중학생의 사소한 불장난에서 비롯된 만큼 등산객이나 지역 주민들이 산불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주말 휴일 전국에서 20여 건 발생
9일 오후 3시 35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17시간 만인 10일 오전 9시경 임야 5ha(약 1만5000평) 등을 태우고 진화됐다. 바람을 타고 번진 불은 인근 주택가를 덮쳐 주민 4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밤새 공포에 시달렸다. 이 산불로 북구 우현동에서 거동이 불편한 안모 씨(80)가 불이 난 집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으며 주민 14명이 부상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주택 58채가 불에 탔으며 이재민 118명이 발생했다.
9일 오후 8시 반경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능산마을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접한 언양읍 송대리와 직동리, 다개리까지 5km가량 번졌고 두서면과 두동면 쪽으로도 넘어갔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산 주변 7개 마을 주민 179명을 대피시키고 헬기 26대와 소방차 25대, 공무원 경찰 군인 등 2400여 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많이 불어 어려움이 컸다. 이날 불로 주민 김모 씨(45)가 화상을 입었고 서모 씨(59)는 대피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다. 또 임야 50ha(약 15만 평)와 주택 23채, 창고와 축사 20동이 불탔다. 또 닭과 개 등 가축 1350마리도 피해를 봤다. 울산∼경주, 울산∼밀양 국도도 연기로 뒤덮여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기도 했다. 불은 10일 오후 5시경 진화됐다.
이 밖에 9일 오후 3시 40분경 경북 봉화군 재산면 현동리 노장골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임야 15ha(약 4만5000평)를 태웠다. 서울에서도 10일 오후 2시 45분 서초구 내곡동 야산에서 주민이 쓰레기를 태우다 불이 나 30분 만에 진화되는 등 2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론 토 일요일 이틀 동안 산불로 1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으며 2000여 명이 대피했다.
○ 부주의가 원인, 대피 행동 요령 숙지해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산불 1713건의 원인으로는 입산자의 실화가 42%로 가장 많았고 18%가 농사철을 앞두고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우다 번진 경우였다. 산림청 관계자는 “등산객은 입산 시에는 라이터 성냥 담배 등을 소지하지 말고 농민들은 가급적 논두렁 밭두렁 태우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포항=장영훈 기자·김재영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