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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강연’ 앞두고 한양대 시끌

입력 | 2013-03-11 03:00:00

신입생 대상 12일 열릴 예정
재학생들 “종북인사 부적절”… 초청 단체는 “배울 점 많아”




이정희 대표의 강연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10일 서울 한양대에서 훼손된 채 쓰러져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양대의 한 학생단체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신입생 대상 강연자로 초청하자 학내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의 대안대학을 표방하는 ‘청춘의 지성 한양지부(청지)’는 12일 이 대표를 초청해 ‘스무 살, 진짜 자유를 사랑할 때’라는 주제로 학생회관에서 강연을 열 예정이다. 청지 측은 “이 대표는 서울대 법대에 수석 입학해 인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엄친딸’”이라고 소개했다.

한양대 내에서는 종북 논란과 경선 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강사로 초청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내에 설치된 이 대표 초청강연 안내판 3개가 크게 훼손됐다. 안내판을 부쉈다는 김모 씨(25)는 “종북인사가 내 학교에서 강연하는 건 정말 못 참겠다. 초청 반대 서명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학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위한’에도 이 강연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청지’ 측은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을 통해 “‘종북’ ‘빨갱이’라는 말들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는) 인생의 선배로서도 미래가 보장된 평탄한 길을 포기하고 인권 변호사와 진보운동의 길을 선택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이 강연은 약 50명이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대 관계자는 “겉으론 학생단체를 내세웠지만 실제론 통합진보당에서 주최하는 걸로 안다.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양대에선 지난해 5월 축제 때 막말 파문의 당사자인 김용민 전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 초청 강연회가 열려 찬반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씨 강연회는 참석자가 20∼30명에 불과했다.

조동주·김수연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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