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하나유치원’에 처음 찾아간 수아는 납입금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수업료에다 수학 영어 등 각종 명목이 덧붙여진 납입금은 월 200만 원이었다. 수아는 유치원 입학 자체가 ‘로또 당첨’이며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는 꼬임에 등록하고 만다. 이것도 부족해 엄마들은 수시로 선생님에게 명품 백과 구두를 선물하고 발표회 용품을 협찬한다. 하지만 하나유치원은 가상의 유치원이 아니다. 유치원 공시사이트인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 등 일부 지역의 사립유치원 교육비는 연간 1000만 원을 넘는다. 유치원비가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 꼴이다.
▷올해 2월 전국 사립유치원 평균 원비는 연간 581만3201원(만 5세 기준)으로 지난해 9월 공시 때보다 약 6.9% 올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2.2%에 비하면 너무 많이 올랐다. 누리과정 도입에 따라 정부가 학부모에게 지원하는 유아학비(지난해 월 20만 원, 올해 월 22만 원)와는 별도로 사립유치원은 학급당 월 25만 원의 운영비와 교사 1인당 월 40만 원의 처우개선비를 지원받고 있다. 세금에서 학비와 운영비가 지원되는 만큼 교육비 부담이 줄어들어야 마땅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립유치원들이 영재교육 영어 수학 등 각종 명목으로 원비를 더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