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신입생이 중학교 시절부터의 학교 폭력을 당했다며 투신 자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1일 오후 7시 40분께 경북 경산시 모 아파트 23층에서 고교 1년생 최모(15)군이 뛰어내려 숨졌다. 숨진 최군의 가방에는 공책 2장 분량의 유서가 들어 있었다.
최군의 유서에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갈취 등 괴롭힘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남긴 최 군은 자신을 괴롭힌 5명의 이름도 적어 놓았다.
또 '주로 CCTV 없는 곳이나 사각지대.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데서 맞습니다…내가 당한 것은 물리적 폭력, 조금이지만 금품갈취, 언어폭력 등등. 학교폭력을 없앨려고 하면 CCTV를 더 좋은 걸로 설치하거나…'는 내용이 있다.
특히 최군은 가해학생 5명 가운데 1명이 금품갈취를 했다고 밝혔다.
최군 아버지는 "김군은 2011년 겨울부터 5개월 넘게 우리집에서 밥 해먹이고 옷을 사 입혔던 아들 같은 아이였다"며 "가정 형편이 나빴던 김군을 아들처럼 데리고 살았는데 이게 화근이었다"고 한탄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최군이 투신한 아파트 CCTV를 분석, 사고 당일 최군의 행적 일부를 밝혀냈다.
하지만 최군은 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와 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오후 6시 43분께 집으로 돌아온 최군은 50여분 뒤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최군의 시신을 부검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5명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또 최군의 중학교 및 고등학교 담임교사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강신욱 경산경찰서 수사과장은 "유서만으로는 특정 일자나 정확한 피해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군의 휴대전화를 분석하고 학교 관계자, 친구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