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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보석감정용 안경 끼고 진품만 턴 도둑

입력 | 2013-03-13 03:00:00

장물업자에게 기술 배운 40대… 빈집 돌며 6000만원어치 훔쳐




진짜 귀금속만 골라 털기 위해 보석 감정용 특수안경을 끼고 빈집에 들어가 절도 행각을 벌여온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교도소 출소 후 돈이 궁했던 안모 씨(47)는 지난달 초 “서울 서초구에 부자가 많다”는 교도소 동기의 말을 기억하고 난생 처음으로 서울에 왔다. 그는 서초구 일대 복도식 아파트를 ‘빈집털이’ 대상으로 삼았다. 절단기만 있으면 복도로 난 방범창을 뜯고 쉽게 침입할 수 있었기 때문.

‘배운 게 도둑질뿐’이라고 할 만큼 다수의 절도 전과가 있던 안 씨는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범행 대상 아파트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차를 대고 아파트 거주민인 양 한 손에 신문을 들고 다녔다. 값나가는 귀금속을 골라 훔치기 위해 귀금속 감정사가 쓰는 ‘보석 감정용 특수안경’까지 구입했다. 장물업자에게 어깨 너머로 배운 감정 기술로 진품만을 훔치려고 한 것. 그는 지난달 서초구와 양천구 아파트 8곳에서 특수안경을 활용해 카르티에 등 명품 시계 15개, 다이아몬드, 금반지 등 6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과 현금 800여만 원을 훔쳤다.

하지만 물건을 훔친 아파트의 같은 층 복도 끝에 버린 신문에서 지문이 채취돼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12일 구속됐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귀금속 감정을 현장에서 직접 시도한 도둑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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