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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곶자왈 ‘생태계의 보물섬’ 확인

입력 | 2013-03-14 03:00:00

해발 20∼600m 면적 110㎢ 자연림 구역… 저지대-고산지역 연결생태 통로로 역할




용암이 흐른 지역에 자연림이 형성된 제주의 곶자왈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생태계의 보고로 확인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버려진 땅이었던 ‘곶자왈’이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확인됐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는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주지역 곶자왈에 대한 생태조사를 마치고 13일 ‘곶자왈 환경자원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곶자왈은 해발 20m에서 600m 지역에 걸쳐 있으며 전체 면적은 110km²에 이른다. 크게 조천∼함덕, 구좌∼성산, 한경∼안덕, 애월 곶자왈 등 4개 지대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서 포유류 19종, 조류 84종, 곤충 1246종, 식물 770종 등을 확인했다. 솔잎난, 제주고사리삼, 개가시나무, 순채, 대흥란, 으름난초, 차걸이난, 백운란 등 멸종위기 식물 8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제주지역에 서식하는 양치식물 56%가 분포하고 있다. 한라산천연보호구역과의 공통 분포종은 221종으로 나타나 해안 저지대와 고산지역을 이어주는 생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동물로는 노루, 제주족제비를 비롯해 멸종위기종인 붉은해오라기, 팔색조, 긴꼬리딱새, 비바리뱀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포유류는 곶자왈을 번식지, 은신처로 활용하고 있으며 조류는 번식이나 월동, 중간 기착지로 이용한다. 곶자왈이 민가나 목장지로 둘러싸인 형태여서 민가에서 관리 소홀 등으로 탈출한 멧돼지, 사슴, 개, 고양이 등의 외래동물과 기존 야생동물이 서식지 및 먹이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곶자왈은 수풀을 뜻하는 ‘곶’과, 돌과 자갈을 의미하는 ‘자왈’이 합쳐진 제주어로 크고 작은 용암 돌덩어리가 불규칙하게 쪼개진 곳에 형성된 자연림을 뜻한다. 흙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농사를 짓지 못하고 방목지로 이용하거나 땔감, 숯, 약초 등을 얻는 장소로 이용했다. 양영환 한라산연구소장은 “곶자왈은 동식물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지형, 경관 측면에서 중요한 생태계로 산림문화의 단면을 포함하는 역사적 공간”이라며 “인위적 훼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곶자왈을 보존하기 위한 실질적인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