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인대 투표서 99.9% 찬성표 획득
악수하는 신구 권력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시진핑 주석(오른쪽)이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 시진핑 국가주석, 찬성률 99.9%
시 총서기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과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선출됐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전했다. 이로써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중 전회)에서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 주석에 취임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당정군 3대 권력을 모두 장악했다.
흥미롭게도 시 주석은 이날 총 투표수 2956표 가운데 찬성 2952표, 반대 1표, 기권 3표를 받았다. 반대 또는 기권이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때의 7표(찬성률 99.8%), 1993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선출 때의 60표(찬성률 97.9%)보다 적다. 시 주석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후임으로 리 상무위원이 15일 취임하면 후-원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시진핑의 리더십은?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총서기로 취임한 이후 4개월 동안의 권력교체기에도 자신의 색깔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탄탄한 권력 기반을 토대로 소탈하면서 실용적이고 과감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총서기 취임 직후 첫 연설에서 원고 없이 친근한 구어체 표현을 섞어 ‘중국의 꿈’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선언했다. 이후 국민 속으로 거침없이 파고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수행인원과 도로 교통관제를 최소화하는 등 의전도 대폭 간소화했다.
시 주석의 권력기반은 과거 지도자들보다 견고하다. 국가부주석에 리 전 부장이 임명된 것도 시 주석의 당내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막강한 영향력을 휘둘렀던 장쩌민 전 주석이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국가부주석으로 밀었으나 시 주석이 거부했다는 것.
특히 그는 덩샤오핑 이후 군부 내 영향력이 가장 큰 지도자로 평가된다. 혁명원로의 아들인 데다 겅뱌오(耿)) 국방부장의 비서로 공직을 시작해 군부 내 인맥을 충실히 쌓아왔다. 또 인민해방군 소장이자 가수인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의 내조도 한몫하고 있다. 후 전 주석은 장 전 주석이 국가주석과 총서기에서 물러나고도 중앙군사위 주석을 2년 동안 더 유지하는 바람에 발목을 잡힌 채 시작했다.
그는 또 과감한 반부패 드라이브를 걸었다. 향후 노동교화소 폐지, 공무원 재산 공개, 국유기업 개혁 등 혁신 사안들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헌진·고기정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