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세계선수권 쇼트프로 ‘뱀파이어와의 키스’ 69.97점 1위
명불허전 피겨여왕 연기…2년공백 무색
“100% 보여줬는데…” 점수 아쉬움 토로
오늘 프리스케이팅 24명 중 마지막 연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점프 실수 6위에
○명품연기, 적수가 없다!
김연아는 이날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와의 키스’에서 기술점수(TES) 36.79점 예술점수(PCS) 33.18점을 각각 받아 총점 69.97점으로 1위에 올랐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도약부터 비거리, 착지까지 완벽했다. 기본점수 10.10점에 가산점 1.40점을 얻어 11.50점을 받았다. 가산점 1.23점을 얻은 지난해 12월 NRW 트로피보다 0.17점 높은 점수였다. 비록 발목을 꺾어 안쪽 날을 이용해 뛰어야 하는 트리플 플립에서 롱에지(잘못된 에지 사용) 판정을 받아 0.20점이 감점되고, 스스로 “흔들렸다”고 한 플라잉카멜스핀은 레벨3(기본점수 2.80점+가산점 0.43점)을 받았지만 비교할 수 없는 속도의 스케이팅 스킬,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던 스핀, 명불허전의 교과서 점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던 스텝시퀀스 등 프로그램을 빈틈없이 완성했다. 경기 중 엉덩방아를 찧었던 코스트너가 예술점수에서 무려 33.85점을 받으며 총점 66.86점을 기록했지만 김연아와의 격차(3.11점)를 좁히지 못했고, 아사다도 트리플악 셀점프를 성공하고도 6위(62.10점)에 그쳤다.
○다시 도전하는 세계 1위
김연아는 17일 오전 프리스케이팅에서 24명의 출전선수 중 마지막으로 연기를 펼친다. 이제 여왕이 넘어야 할 산은 오직 하나, 자기 자신뿐이다. 준비는 마쳤다. 그녀는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 공식인터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100%를 보여줬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석연찮은 판정에 아쉬움이 남지만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지 않고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다. 그도 그럴 것이 다시 세계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김연아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실제 그녀는 “모든 선수들은 목표로 했던 걸 다 이뤘을 때 허탈감, 공허함을 느낀다. 특히 여자선수의 경우 몸 관리도 그렇고 심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어 현역으로 돌아오는 게 드문 경우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가장 어렵다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빙판 위에서 최고의 연기를 다시 보여줬다. 물론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집중력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괜히 세계 최고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