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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112 허위신고 뒤 잠적한 60대 9개월 뒤 진짜 신고했다 덜미

입력 | 2013-03-16 03:00:00


지난해 6월 22일 오후 9시 38분경 112에 한 남성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전처가 수개월 전부터 깡패 두목에게 납치돼 감금당하고 있다”며 전처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전처 김모 씨(59)의 주소지인 강원 강릉, 휴대전화 위치가 확인된 강원 인제 등 2개 지역 경찰서와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찰관들이 긴급 출동했다. 김 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납치 가능성은 고조됐다.

경찰은 다음 날 인제에서 김 씨를 찾았다. 그러나 김 씨는 여행차 인제에 왔고 납치와는 무관했다. 경찰은 오히려 김 씨의 진술을 통해 신고자인 전 남편 김모 씨(60)가 자신을 찾기 위해 남동생 사무실 직원들을 협박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 남편 김 씨는 지난해 6월 19일 강릉시에 있는 전 처남의 사무실에 흉기를 들고 나타나 직원 2명에게 “전 처남과 전처를 찾아내라”고 협박한 적이 있었다.

전 남편 김 씨는 허위 신고 직후 잠적해 기소중지 됐다가 11일 ‘진짜 신고’ 탓에 덜미를 잡혔다. 김 씨는 이날 오후 2시 반경 경남 하동군 하동읍의 한 다방 앞에서 취객의 음주 소란 행위를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고 조사 과정에서 기소중지자인 것이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에서 “전처를 찾을 수 없어 홧김에 그랬다”며 “수배 중인 줄 모르고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강릉경찰서는 김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