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시간의 노력, 인생을 바꾼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가 ‘가수’가 아닌 ‘엽기가수’로 더 잘 알려졌다는 점, 대마초 흡연으로 사회에 물의를 빚었다는 점, 그리고 군대를 두 번 다녀온 몇 안 되는 남자라는 점. 싸이가 이러한 악조건을 넘어설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그는 오랜 유학생활로 영어회화에 능통하다. 기회를 포착하는 의지와 행운도 있었다. 부모님이 보내주신 유학 자금을 오롯이 음악 공부하는 데 썼고, 데뷔 무렵에는 때마침 ‘엽기’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주목받았다. 자다가도 춤을 출 만큼 상당한 노력파이기도 하다. 이런 그에게서 나는 아웃라이어를 떠올린다.
아웃라이어란 사전적으로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를 뜻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아웃라이어는 조금 다르다. 그는 아웃라이어를 ‘보통 사람의 범주를 넘어 성공을 거둔 사람’ ‘성공의 기회를 발견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이라고 칭한다.
또 개인의 자질이라는 변수보다 기회(opportunity)와 유산(legacy)이란 변수가 성공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무조건적인 노력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1만 시간을 쏟을 기회의 유무를 말하는 것이다. 비틀스와 빌 게이츠는 1만 시간 이상을 자신에게 투자했을 뿐 아니라, 밤새워 노래를 부르거나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에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한 아웃라이어들이 태어나지만, 여러 가지 성공 요인을 충족시킨 이들만이 진정한 아웃라이어가 된다.
나는 매달 사내 초빙 강좌인 ‘지식경영특강’을 통해 이 시대를 이끄는 아웃라이어를 만난다. 악전고투 속에 히말라야 16좌를 완등한 엄홍길 대장이나, 치열한 글쓰기로 이가 내려앉고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였다는 김훈 작가의 이야기는 기대를 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들을 통해 나 이외에도 많은 직원이 숨은 재능과 기회를 발견하길 바란다.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