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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에게 떠넘기는 ‘골치 담임’

입력 | 2013-03-18 03:00:00

정규 교원들 기피현상 심해… 작년 기간제 46% 담임 맡아
학교폭력 심한 중학교는 67%




초중고교에서 담임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기간제 교원이 담임을 떠맡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교폭력이 심해 생활지도가 어려운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원의 담임 비율이 높았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강은희 의원(새누리당)이 17일 공개한 ‘2010∼2012년 교원 담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기간제 교원 3만9974명 중 1만8344명(45.9%)이 담임을 맡았다. 담임을 맡은 기간제 교원은 2010년 8074명(31.3%)에서 2011년 1만4924명(40.1%)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정규 교원의 담임 비율은 오히려 줄었다. 전체 정규 교원 중 담임을 맡은 경우는 2010년 57.8%에서 2011년 54.9%로 떨어졌다가 2012년 56.5%를 기록했다.

이는 기간제 교원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늘어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정규 교원은 매년 39만3000명 안팎으로 변동이 거의 없다. 반면 기간제 교원은 2010년 2만5806명에서 2012년 3만9974명으로 55% 늘었다.

학교 급별로는 생활지도가 힘든 중학교에서 특히 기간제 교원의 담임 비율이 높다. 중학교 담임을 맡은 기간제 교원은 2010년 3994명(전체 중학교 기간제 교원 중 43.9%)에서 2011년 7064명(55.7%), 2012년 9542명(67.3%)으로 급증했다.

정규 교원이 담임을 기피하자 최근 일부 사립학교는 아예 담임을 맡는 조건으로 기간제 교원을 채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간제 교원은 대부분 경력이 짧고, 계약 기간이 유동적이라 담임 업무를 처리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학교폭력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분이 불안정해서 적극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담임이 기간제 교원이면 생활지도에 따르지 않거나,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따라 정규 교원 정원을 늘리고, 담임수당을 인상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생활지도 전담 교사를 늘려 담임의 업무 부담을 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