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 폭침 3주기… 김정두 당시 탐색구조본부 단장 인터뷰
그날의 아픔 아직도 생생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탐색구조본부 단장을 지낸 김정두 예비역 중장. 그는 최근 본보와 인터뷰한 직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아 당시를 회상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실종자 수색, 선체 인양, 어뢰 잔해 탐색 및 인양을 진두지휘했던 김정두 당시 탐색구조본부 단장(예비역 중장·59)은 천안함에 대한 얘기를 꺼내길 주저했다.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시신을 수습했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폭침 당시 기절해 죽은 이들의 시신은 비교적 멀쩡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의식을 갖고 있던 이들의 시신은 참혹했다. 한 줌의 공기라도 찾기 위해 마지막까지 쏟아붓던 안간힘이 시신의 표정에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는 천안함 추모식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3주기 행사에도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그 자리에 가면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유가족들에게 해군의 고위 관료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안함 폭침의 진실을 믿지 않거나 오로지 정쟁의 도구로만 삼는 일부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속에서 열불이 난다”고 했다. 그의 슬픔과 분노가 담긴 인터뷰는 최근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이뤄졌다.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이 확고한 안보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줬다. 선거 때 약속했던 안보 대통령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천안함에 대한 정부 발표를 못 믿겠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못 믿는 사람이 꽤 많다. 일부 교육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북한만이 정통성이 있다는 식으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교육을 받으면 정부 발표를 못 믿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한 측면이 있다고 보나.
―어떤 정치인은 위성을 통해서 모든 물체를 디지털로 기록하기 때문에 관련 자료가 청와대에 있다며 정보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과학의 기초상식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다. 인공위성은 전파를 쏘아서 물체를 탐지한다. 하지만 전파는 물이란 매질을 통과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나라고 하는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 것이다.”
―북한이 1990년부터 도발한 건수를 보면 해상에서의 도발이 70%에 달한다. 최근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데 어떤 도발이 예상되는가.
“북한은 어떤 구실이든 만들어서 서해 북방한계선(NNL)상에서 도발을 해 남남 갈등을 일으킬 것이다. 해안포나 장사정포를 이용해 백령도를 공격하는 것, 미사일로 함정을 공격하는 것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천안함 폭침에서 보듯 물속에서 공격해올 확률이 가장 높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을 하고 나서 책임을 회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해상에서의 도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군력 보강이 급한 숙제다.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하게 응징해 감히 도발을 생각할 수 없도록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
―천안함 폭침 관련 수습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자기가 잘 모르면 전문가의 얘기를 믿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자기 주관으로만 생각하니깐 불신이 쌓인다. 정부도 말로만 북한에 대한 보복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응 능력을 보여줘야 46용사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